일부 개입 '눈살'..공무원들도 눈치보기
  • 4월 총선을 앞두고 광주·전남 단체장들이 직·간접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정치적 중립성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

    단체장은 행정적으로 읍면동을 장악하고 관변단체 등 외곽조직에 영향을 주고 있어 '조직표'를 동원하는데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의 힘을 능가한다.

    특히 단체장은 이러한 조직력을 활용해 동네 산악회, 조기 축구회 등 주민들의 세세한 움직임까지 점검할 수 있는 막강한 정보력을 가지고 있다.

    일부 총선 후보들이 단체장의 지원을 받으려고 안간힘을 쏟는 이유다.

    재선, 3선을 노리는 단체장은 2년 후 치러지는 단체장 선거에서 누가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느냐, 2년 전 단체장 공천권을 행사한 현역 국회의원과 관계를 어느 수준에서 고려할 것인가를 저울질 하면서 '표의 영향력'을 조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단체장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배제하는 등의 정치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실제 김일태 영암군수는 지난해 12월 황주홍(무소속) 전 강진군수의 출판기념회에 참석, 황 전 군수를 지지했다가 선관위로부터 정치적 중립을 요청받았다.

    김 군수는 "당시 황 전 군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김옥두 전 의원이 호명에 단상에 올라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 군수는 지역구 의원인 유선호 의원과 관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광주 모 구청장은 최근 구청장실을 방문한 신진 정치인에게 "왜 현역의원과 경쟁하려 하느냐" "지역 축제와 사업에 도움을 준 게 뭐가 있느냐"는 등 목소리를 높이며 문전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구청장은 지난 연말 행사장을 찾은 모 후보에겐 "왜 이런 행사장에 왔는지 모르겠다"며 핀잔을 준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다른 구청장은 2010년 단체장 선거에서 지원해준 현역 의원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이러한 단체장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일선 공무원들도 눈치 보기에 급급해 선거가 과열되면서 공무원들의 정치적 중립 논란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전남의 한 공무원은 16일 "단체장이 공·사적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정치적 견해를 밝히곤 한다"며 "단체장 의중을 살펴야 하는 우리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 특히 '정치공무원'의 행태가 심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