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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유일한 시련이었으며 가장 큰 고비였다.”
변양균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 전 정책실장이 ‘신정아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변 전 실장은 10일 발표한 책 ‘노무현의 따뜻한 경제학’에서 이같이 밝히며 “나의 불찰이고 뼈아픈 잘못이지만 그 결과가 그리 참혹할 줄 몰랐다는 것이 더 큰 불찰이고 잘못이었다”고 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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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양균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 전 정책실장이 10일 '노무현의 따뜻한 경제학' 책에서 신정아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 연합뉴스
그는 “아내와 가족에겐 말할 것도 없다. 대통령과 내가 몸담았던 참여정부에 그토록 큰 치명타가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가 지난 2007년 불거진 ‘신정아 사건’ 사건에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변 전 실장은 “법원에서 신정아 씨와 관련된 문제 모두에 대해 무죄를 선고를 받았다. 누명과 억측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변 전 실장이 지난 2009년 1월 신정아씨의 동국대 조교수 '특혜 임용'과 10여개 기업체의 후원금을 끌어줬다는 등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다만 개인사찰인 흥덕사에 특별교부세가 배정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는 유죄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
그는 신정아 사건이 ‘개인적 일’이었다면서고 전제하면서도 그로 인해 대통령과 국정 운영에 누를 끼쳤고 참회조차 못한 채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게 됐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서문에서 2007년 가을 ‘신정아 사건’으로 사표를 제출하며 노 전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변 전 실장은 노 전 대통령이 “사건이 난 후에도 마지막까지 따뜻이 품어 주셨던 추억이 있다. 언론은 노무현 대통령의 그런 인간적인 배려조차도 나와 함께 엮어서 고약한 '소설'을 썼다”고 당시 일부 보도를 비판했다.
변 전 실장은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야말로 국가 지도자로서 보기 드물게 경제 정책에 대한 수준과 철학과 지향이 원대하고 분명한 분이었다. 나는 그런 사실을 낱낱이 증언해야 할 책임을 안고 있다"고 집필 배경을 밝혔다.
'노무현의 따뜻한 경제학'은 2003년 3월부터 2007년 9월까지 기획예산처 장관과 청와대 정책실장 등을 지내며 참여정부의 경제 정책을 진두지휘했던 변 전 실장이 노 전 대통령의 경제관과 복지관을 재조명한 책이다.
그는 이번 출간을 계기로 블로그 '변양균.com'을 개설하고 시민이 국가 경제 정책 수립과 집행에 참여하도록 하는 창구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변 전 실장은 “사건이 나고 나서 꽤 오랜 기간, 사람을 만나는 일조차 두려웠다. 아내가 아니었다면 다시 일어서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재기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