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땅’ 논란 주도하더니 매각하려니 ‘쓸모없는 땅’접근성 좋은 투자가치 높다->개발가치 없다로 주장 바꿔
  • “언제는 아방궁이라더니…·”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를 두고 ‘아방궁’, ‘금싸라기 땅’이라며 논란을 주도한 <경향신문>이 사저 추진이 전면 백지화 된 이후에는 입장을 바꿨다.

    “왜 대통령이 굳이 비싼 땅을 사고 그 곳에서 살아야 하나”며 비판하더니 막상 해당 부지를 매각하려고 하니 “왜 그런 쓸모없는 땅을 샀느냐”고 어깃장을 놓는 모습이다.

    6일 정부에 따르면 청와대는 현재 이 대통령이 사저 이전을 포기하면서 정부로 부지 소유권을 귀속, 매각 혹은 활용할 방안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5월 총액 42억8000만원을 들여 이 대통령이 퇴임 후 사용할 사저 및 경호시설 부지를 매입했으나 여론이 악화되자 같은 해 10월 내곡동 사저 건설계획을 백지화하고 올해 예산에 사저와 경호시설 부지 매입과 건축비로 67억원을 다시 책정했다.

    업무를 맡은 기획재정부는 해당 부지의 관리와 매각 작업 등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맡겨 정확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재부는 내곡동 사저 부지의 일부를 구입한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 땅의 처리 방향이 정해지는 대로 경호시설 부지 활용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경향신문>은 6일자 지면을 통해 내곡동 사저와 경호시설 부지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부지가 매매가치가 거의 없어 매각을 할 경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이 신문은 현지 부동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감나무를 심는 정도 외에 개발가치가 없는 땅”이라고 주장했다. “개발제한구역인데다, 부지 규모와 입지 등을 고려할 경우 단독주택 용도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제값을 받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특히 정부가 별도의 용도로 활용하는 것도 어렵다고 비판했다. 연계되는 지하철역이 없고 버스도 강남권만 순환하는 일부 노선만 드물게 운행되고 있어 일반 공무원들이 출퇴근하기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내곡동 사저 논란이 불거졌던 당시 <경향신문>이 했던 주장과는 상반된 내용이다.

    당시 이 신문은 해당 부지를 두고 투자 가치가 좋은 곳이라고 평가했다. 경부고속도로와 맞닿아 있고, 분당~내곡 간 고속화도로의 내곡IC와도 가까운데다, 강남의 중심 상업지구와도 멀지 않아 접근성이 용이하다고 주장했다. ‘강남의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이라고 지칭하며 1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논현동보다 예산을 더 절감하기 위해 내곡동을 선택했다고 해명했지만, 이 신문은 “대통령 사저를 짓는데 혈세 43억원을 들였다.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구입한 땅 값을 올리기 위한 사실상 부동산 투기 아니냐”고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권 견제가 언론의 목적이라고 하지만, 이래도 비판하고 저래도 비판하는 모습에 행정업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 ▲ 경향신문이 6일 보도한 내곡동 사저 관련 기사 화면. 이 신문은 기사를 통해 내곡동 부지가 투자가치가 없는 쓸모없는 땅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사저 논란이 불거질 당시 경향신문은 해당 부지가 강남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이라며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제기했었다. ⓒ
    ▲ 경향신문이 6일 보도한 내곡동 사저 관련 기사 화면. 이 신문은 기사를 통해 내곡동 부지가 투자가치가 없는 쓸모없는 땅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사저 논란이 불거질 당시 경향신문은 해당 부지가 강남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이라며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제기했었다. ⓒ
     
  • ▲ 경향신문이 지난해 10월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를 비판한 기사. 당시 이 신문은 해당 부지가 투자가치가 높은 금싸라기땅이라고 주장했지만, 사저건립 추진이 폐기되고 정부가 해당 부지를 매각하려하자 당시 주장과 상반되는 주장을 했다. ⓒ
    ▲ 경향신문이 지난해 10월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를 비판한 기사. 당시 이 신문은 해당 부지가 투자가치가 높은 금싸라기땅이라고 주장했지만, 사저건립 추진이 폐기되고 정부가 해당 부지를 매각하려하자 당시 주장과 상반되는 주장을 했다. ⓒ

     

  • ▲ 경향신문이 지난해 10월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를 비판한 기사. 당시 이 신문은 해당 부지가 투자가치가 높은 금싸라기땅이라고 주장했지만, 사저건립 추진이 폐기되고 정부가 해당 부지를 매각하려하자 당시 주장과 상반되는 주장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