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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위원을 주축으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내 정책-쇄신 분과가 추진하는 '정강-정책' 개정은 향후 당 기조의 대대적 전환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당의 정체성을 상징해온 '보수' 깃발을 내릴지 주목된다.
그동안 한나라당이 보수와 동일시돼왔다는 점에서 정강-정책에서의 '보수' 표현 삭제는 당 정체성의 변화와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존 '보수'의 틀에서 벗어난 '좌클릭'에 가깝다.
하지만 반대도 만만치 않다. 김종인 위원이 정강-정책 전문에 명시된 '보수' 표현 삭제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 분과에 참여하는 일부 위원들은 "불필요한 이념 갈등이나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따라서 정책쇄신분과는 5일 오전 회의에서 '보수' 표현 삭제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계속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
- ▲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박근혜 위원장이 모두 발언하고 있다. ⓒ양호상 기자
이와 함께 비대위는 경제정책과 대북정책에 있어서의 대전환을 예고했다. 그동안 정강-정책이 '신자유주의'에 방점이 찍혔다면 신자유주의가 낳은 폐해인 양극화 문제에 눈을 돌리기로 한 것이다.
분과 자문을 담당하는 권영진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양극화 문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공정경쟁, 경제정의 등의 가치를 강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재벌 개혁' 추진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대표적인 '재벌개혁론자'로 꼽힌다.
정강-정책에 '대중소기업 상생발전'을 명시하는 동시에 현 정부 때인 지난 2009년 폐지된 출자총액제한제의 부활, 금융-산업 자본 분리 강화, 법인세 최고구간 신설 등 대기업 규제 강화 정책이 뒤따를 수 있다.
현 정권에 대한 '대기업 프렌들리' 이미지를 불식하는 동시에 '한나라당=부자정당' 고리를 끊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향후 '유연한 대북정책'으로 기조를 전환하는 방향도 논의됐다.
기존 정강-정책은 '소극적, 방어적인 대북정책에서 벗어나 호혜적 상호공존 원칙에 입각한 유연하고 적극적인 통일정책'을 명시하고 있으나 이 같은 '엄격한 상호주의'의 틀을 벗어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를 놓고 현 정부의 '비핵개방 3000'과 선을 긋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비대위는 총선-대선의 화두가 될 복지정책과 관련해 '선별적 복지 또는 보편적 복지'의 틀에서 벗어나 '평생맞춤 복지'를 정강-정책 개정을 통해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이를 사실상 '박근혜 복지'로 해석하고 있다.나아가 비대위는 한나라당이 추구한 자유-인권-법치 등의 가치를 계승 발전해 나가되 국민의 정치참여, 소통, 가족의 안전과 행복 등 새로운 가치를 새 정강-정책에 반영해 나가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