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2일 한반도의 평화·안정에 방점을 찍은 대북 메시지를 내놨지만 북한은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방식을 재차 거론하며 거친 대남비난을 쏟아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반인륜적 망동은 철저히 계산될 것이다'는 글에서 또다시 `이명박 역적패당'이란 식으로 이 대통령 실명을 언급하며 "남조선 괴뢰들은 대국상 앞에 천추만대를 두고도 씻을 수 없는 대역적죄를 저질렀다"고 맹비난했다.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현 정부를 "희대의 반민족집단, 반인륜적인 불망나니집단" 이라고 몰아부치며 "이런 집단에 북남관계의 개선과 발전을 기대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거듭 비난했다.

    이명박 정부와의 대화는 더이상 의미가 없다는 대화 단절 의지를 재차 표명한 셈이다.

    전날 신년공동사설에서 제기한 `미군철수' 문제도 다시 꺼내들었다.

    우리민족끼리는 사설에서 "무모한 군사적 도발과 무력증강, 전쟁연습 책동을 걸음마다 짓부셔버려야하며 조선반도 평화보장의 기본 장애물인 미제침략군을 남조선에서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록 북한이 `핵 관련 활동을 중단하는 대로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다'는 이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에 구체적인 답변은 내놓지 않았지만 사실상 거부반응을 보인 셈으로 풀이할 수 있다.

    북한은 그러면서도 올해를 "10·4공동선언 5주년이 되는 해"라고 강조하며 `민족자주'를 역설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 통일은 누구보다도 한반도의 주인인 남북한이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이 대통령의 신년사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북한은 특히 김 위원장이 "김일성 동지의 조국통일 유훈을 철저히 관철하는 것을 자신의 필생의 사명"으로 여겼다며 공동선언 실천은 김 주석과 김 위원장의 유훈이라고까지 표현했다.

    노동신문은 "진정 6·15 통일시대는 북과 남이 하나가 되고 온 겨레가 하나로 손을 굳게 잡는 통일의 진맛을 알게 한 귀중한 나날"이라고 했고, 우리민족끼리는 "북과 남, 해외의 온 민족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기치 밑에 모이자"고 호소했다.

    북한이 우리 정부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면서도 `공동선언 이행'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현 정부에 대북정책을 근본적으로 수정할 것을 촉구하는 동시에 차기정부를 겨냥한 메시지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