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대위원 “이상돈, 감이 약해서 말만 앞서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인 이상돈 중앙대 교수가 이명박 정부 핵심-실세 인사들에 대한 ‘정치적 용퇴’를 주장해 논란이 이는 가운데 박근혜 위원장과 다른 외부 비대위원들이 사태 진화에 나섰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한 비대위원은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이상돈 비대위원을 질타해 향후 내홍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앞서 이상돈 교수(사진)는 지난 28일 언론 인터뷰에서 “현 정부의 국정 실패에 책임있는 사람들이 ‘나는 모르겠다’며 아무도 책임을 안진다. 이런 모습으로 국민한테 쇄신한다고 말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29일 “(이상돈 교수의)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익명을 요구한 내부인사 출신의 한 비대위원은 “오늘 이상돈 교수와 만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견이라도 비대위의 전체 의사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에 “그렇다. 국회의원들도 그렇지만 아무래도 외부에서 바로 들어오면 이런 정무적 판단 부분에 대해 감이 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칫 말만 앞서간다면 전체적으로 비대위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에 “저도 그런 생각을 한다”고 공감했다.

이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다른 내부인사 출신 비대위원과 함께 이상돈 교수를 만나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민감한 정치적 발언에 대한 ‘정무적 판단’의 필요성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상돈 교수의 발언이 사실상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이재오 의원 그리고 정몽준, 안상수 전 대표 등 친이계 핵심들에 대한 ‘정치적 용퇴’ 촉구로 받아들여지면서 당내 큰 파장을 일으켰고, 이로 인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계파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서 당 쇄신노력이 초반부터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