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교수 발언 '일파만파'..친이계 "교수가 칼 긁어" "계파 갈등 양산"'한 중진 "'권력 쥔' 비대위, 공천 앞두고 '양날의 칼'..朴 리더십 중요"
  • 한나라당이 '현 정권 핵심 용퇴론'으로 내홍을 앓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에 합류한 이상돈 중앙대 교수가 이명박 정부 핵심 인사들의 인사들의 인적쇄신 필요성을 언급하자 친이(친이명박)계가 반발하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 28일 한 인터뷰에서 "현 정부의 국정 실패에 책임있는 사람들이 '나는 모르겠다'며 아무도 책임을 안진다. 이런 모습으로 국민한테 쇄신한다고 말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당이 존립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수면 아래로 잠잠했던 '계파 싸움'이 또 빚어질 경우, 어렵게 조성된 화합-쇄신 분위기가 깨질 수 있어 공개적인 대응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친이계 장제원 의원은 29일 트위터에 "일개 교수가 마치 개혁의 선봉장이나 되는 것처럼 칼을 긁어대는 게 공천이냐. 그런 막말은 개혁이 아니며, 불출마하길 잘했다"고 했다.

    한 수도권 친이계 의원도 "쇄신을 위한 비대위가 아니더냐. 당내 갈등을 양산해내는 방향은 곤란하다"고 비판했다.

    다른 친이계 의원도 "박 비대위원장의 엄중한 경고가 필요하다. 외부인사가 영입돼 당을 갈라 놓는다면 심각한 결과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후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첫 비대위 회의에서 비대위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이주영 정책위의장, 황우여 원내대표, 이상돈 중앙대 교수,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 박근혜 비대위원장,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조동성 서울대 교수,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 주광덕, 김세연 의원.ⓒ 연합뉴스
    ▲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후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첫 비대위 회의에서 비대위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이주영 정책위의장, 황우여 원내대표, 이상돈 중앙대 교수,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 박근혜 비대위원장,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조동성 서울대 교수,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 주광덕, 김세연 의원.ⓒ 연합뉴스

    이같은 당내 반발에 따라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이상돈 비대위원의)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한 친이계 중진의원은 "외부에서 '쇄신 인사'를 영입한다고 했을 때부터 예상됐던 문제이다. 명예가 중요한 외부인사들이 자신의 주가를 띠우고, 명예를 높이기 위해 무슨 발언이든 못하겠느냐"고 했다.

    이어 "당 쇄신을 위해 외부인사 영입을 할 수밖에 없지만 결국 쇄신은 인적쇄신인 공천권으로 이어질 게 뻔한 데 의원들이 반발하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다. '양날의 칼'인 만큼 박 비대위원장의 리더십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용퇴론' 대상으로 거론된 전직 대표 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홍준표 전 대표는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사람도 있어야 쇄신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고 정몽준 전 대표 측은 "개인 아이디어 차원에서 한 말 아니겠느냐"고 했다.

    한편 이상돈 비대위원은 자신이 제기한 'MB 정권 실세 용퇴론'이 당내 파문을 일으킨 데 대해 "항상 해왔던 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이날 오전 비대위 정치ㆍ공천개혁 분과위원 구성을 위해 분과위 비대위원인 한나라당 김세연-주광덕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평소 입장을 말한 것"이라고 부연했다고 김 의원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