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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19일(현지시간) 김정일 사망 이후 한반도 상황 안정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외교력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갑작스러운 김정일 사망으로 인해 발생할지도 모를 우발적인 한반도 긴장상황을 막는 것이 미국 입장에서는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날 밤 김정일 사망이 처음 확인된 뒤 밤새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등이 총가동돼 향후 대응책에 대한 한국과의 긴밀한 조율에 나섰다.
한미 양국의 대통령부터 외교·국방장관, 안보보좌관, 군 사령관까지 각종 채널을 통한 협의가 이뤄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강조한 것은 신중한 접근이었다. 리언 패네타 미 국장장관은 이날 김관진 국방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한반도 안보태세와 관련된 문제에 `신중'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김정일 사망으로 북한이 극히 민감한 상황에서 북한 군부를 자칫 자극할 수 있는 행동을 매우 조심하는 모습이다.
미 국방부는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군에 특이 동향은 없다면서 주한미군의 경계태세도 변화시키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과 가까운 중국, 러시아와의 접촉도 강화하면서 김정일 사후 한반도 상황 관리에 나섰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김성환 외교장관과 통화를 가진데 이어 미국을 방문중인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무상과 이날 회담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전환(transition)을 원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클린턴 장관이 조만간 중국, 러시아 외교장관과도 접촉을 갖고 김정일 사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단순한 한반도 상황 관리를 넘어 김정일이 떠난 북한에 적극적인 유화적 제스처도 보냈다.
오바마 행정부는 미 정부차원의 조의를 표명하는 방안의 검토에 들어갔으며 조만간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 때와 같이 조의 성명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날 "우리는 북한 주민들과 개선된 관계를 희망한다는 뜻을 거듭 밝힌다"고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 소식통들은 이번 상황을 미국이 적극적으로 대처해 핵문제 해결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미 언론은 김정일 사망 이후 나오는 오바마 정부의 공식 입장을 북한이 주목하고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 정부의 조의 표명이 어떤 형식으로든 이뤄질 경우 북미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새로운 북한 지도부가 미국의 가장 큰 관심사안이자 우려인 핵문제 해결에 전향적으로 나서도록 압박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새로운 북한 지도부가 비핵화 약속 이행을 포함해 평화와 번영, 북한 주민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