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매직’? 하루만에 달라진 쇄신파 “적극 협조”

회동에 불참한 정두언-원희룡 의원을 제외하고는 다들 환한 표정이다.

전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갖은 회동에서 그동안의 불만을 털어놓은 이후 쇄신파 내 초선의원들의 반발이 크게 잦아들었다.

쇄신파이면서 당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15일 “박 전 대표가 총선까지 전권을 가지고 가는 것을 다 인정하고 쇄신파는 앞으로 당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의원은 이날 “당 쇄신방향에 대해 쇄신파가 가장 큰 목소리를 냈는데 그 부분이 어제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나) 모두 봉합됐다. 어제 논의가 잘 될까 걱정했는데 끝날 때 (회동한 모두가) 활짝 웃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쇄신파 의원 7명은 전날 의원회관에서 박 전 대표를 만나 재창당을 넘어서는 당의 변화와 쇄신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쇄신파 의원들은 큰 틀에서 재창당과 관련된 논란이 해소됐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박 전 대표는 비대위원장으로 외부인사 영입을 생각하고 있었고 공천권과 관련해서는 정당사상 유례없는 모범적인 공천을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성식-정태근 의원의 탈당에 대해서는 “당이 두 의원이 생각하는 수준의 변화와 쇄신을 하면 밖에 있을 이유가 없다. 그것이 됐다고 하면 복귀를 권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쇄신파의 한 축으로 꼽히는 권영진 의원은 향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잘못된 정부정책을 바로잡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가장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는 당이 중심이 돼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고 끌고 가는 모습부터 보여주는 것이다. 그 부분을 믿고 기다려볼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박 전 대표와 쇄신파의 ‘재창당을 뛰어넘는 당 변화’ 합의에 대해 “재창당 문제가 없어진 것은 아니고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에 그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전 대표는) 당의 본질을 바꾸고 필요하면 당명 바꾸는 것도 하겠다고 했기에 지나치게 기술적 문제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행간의 뜻과 의지를 확인하고 실천해야 한다. 당을 바꾸는데 제가 제물로 바쳐져야 한다면 얼마든지 바칠 생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쇄신파의 맏형격인 정두언-원희룡 의원은 쇄신파 의원들의 합의가 자신들의 의사와는 다르다며 불편한 표정을 짓는다. 

정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와 쇄신파와의 회동 결과에 수긍했다고 알려진데 대해 “회담 결과에 어떠한 언급도 한 적이 없다. 내 뜻과는 다르게 알려졌다”고 말했다.

원 의원도 “어제 논의는 쇄신파가 그간 벌인 논의를 축소한 결과가 됐다. (박 전 대표와 합의를 하면) 탈당한 의원들은 어떻게 되겠는가. 박 전 대표에 감읍(感泣)하는 분위기가 될까 봐 어제 일부러 가지 않았다”며 쇄신파 의원들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