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만큼 참았다···오만하고 무례하기 짝이 없어”민주당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 물리력 저지 시사
  •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17일 민주당이 양국 장관급의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재협상 서면합의를 요구한 것에 대해 “오만하고 무례하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SBS와 CBS, YTN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민주당이 서면합의를 가져오면 다시 의원총회를 열어 의논하겠다는 건 황당하고 오만하고 무례하기 짝이 없는 요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 ⓒ연합뉴스
    ▲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 ⓒ연합뉴스

    그는 “한나라당이 민주당 의총의 하부 종속기관이 돼 결제를 받아야 하니, 상대방 배려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당이 미국과 서면 합의서를 요구하며 “(양국 간) 구두(합의)라는 건 외교적으로 별 의미가 없다”는 주장을 한데 대해 “한-미 FTA 협정이 발효가 되면 협정문 22조 3·4항에 의해서 대한민국의 주권국가로서의 권리가 보장돼 있다”고 강조했다.

    “ISD 문제를 포함해 모든 문제들에 대해 미국과 재차 협의하자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우리 나라의 권리로 보장돼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미 무역대표부(USTR)도 공보관을 통해 서면으로 ‘ISD를 포함해 여러 이슈에 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가 주권국가인데 어떻게 미국의 허가서를 받아오느냐. 대한민국을 미국의 종속국가로 생각하지 않는 한 말도 안 되는 주장이고 사대주의 발상”이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이어 “짐작컨데 (민주당이) 야권 통합 멤버에 끼기 위해 무조건 반대해야 하는데, 반대할 명분이 없으니까 이 핑계 저 핑계 대고 있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는 전날 민주당 의총 이후로 당내에서 비준안 강행처리를 주장하는 입장이 힘을 얻는데 대해 “참을 만큼 참았다. 인내력의 한계에 왔다.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당내 기류가 굉장히 강하다”고 언급했다.
     
    김 대변인은 단독처리로 가능성에 대해 “물리적으로 충돌하게 될지 안 할지 잘 모르겠지만 한나라당 의원 뿐 아니라 일부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한-미 FTA 찬성 입장도 있다”며 표결시 의결 정족수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앞서 CBS 라디오에 출연한 민주당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는 “공식성을 갖는 양국 장관급 이상의 서면 보장이 되지 않으면 (ISD 조항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노 수석부대표는 “ISD 폐기 또는 유보를 위한 재협상을 즉시 시작하겠다는 서면합의를 받아오라는 것은 강경파가 아니라 협상파의 입장”이라고 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협상파와 강경파의 입장은 일치하며, 문서를 받아오는 것 자체가 재협상에 바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간 협상 절충의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서면으로 받아오는 건 아주 쉬운 것이다. 민주당의 제안이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비준안 표결처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단독처리하면 야당이 할 방법이 뭐가 있겠는가. 가만히 구경만 해야 하느냐”라고 물리적 저지가 불가피하다는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