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서 격론박주선 “새 정당 만드려는 저의가 뭐냐”강창일 “지도부, 대국민 사기극 벌이나”
  • 민주당 지도부와 지역위원장들이 야권 통합을 위한 ‘원샷 통합 전당대회’ 방침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논란의 중심에는 손학규 대표와 당권 주자인 박지원 의원이 있었다.

    민주당은 14일 오후 영등포 당사에서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야권 통합방식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섰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선 당 지도부의 밀어붙이기식 통합추진을 비판하고 민주당의 독자 전대 개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쇄도하는 등 파열음이 터져나왔다.

    회의는 전국의 참석 대상자 240명 중 160명이 나올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손학규 대표는 전날 민주당, 혁신과통합, 박원순 서울시장 등 3자간 통합을 위한 연석회의 준비모임의 의미를 소개한 뒤 “12월17일 통합전대가 불가능할 경우 민주당의 단독 전대를 개최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또 “지분나누기는 없다는 것을 확인한다. 모든 절차는 민주당의 당헌-당규에 위배됨이 없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석회의 준비모임 실무협상 대표단인 이인영 최고위원도 통합 파트너인 진보통합시민회의와 한국노총이 16일 자체 결의과정을 거쳐 연석회의 참여를 결정한다고 설명하고 “당헌과 정당법에 근거한 절차를 충실하게 밟아갈 것”이라며 당내 불안감 해소에 주력했다.

    그러나 지도부의 해명에 강한 불신을 제기하면서 지분을 둘러싼 뒷거래 의혹까지 제기하는 등 지도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당권 후보인 박지원 의원은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려 하자 공개발언을 요청했다.

  • ▲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등을 돌린 채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등을 돌린 채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당이 만든 통합 로드맵 문건 내용을 소개한 뒤 “어떻게 이런 로드맵이 한 번의 의원총회, 당무회의, 전국위원장회의 없이 결정되느냐. 이미 당헌-당규와 법 절차를 위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노총에 20석을 공천하기로 했다는 한 언론사의 보도를 거론한 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민을 속이고 여러분을 속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박선숙 전략기획위원장은 “박 의원이 말한 로드맵은 전략홍보기획위 명의로 작성했지만 그 문건을 검토한 적이 없고, 최고위 회의 때 배포했다가 수거한 뒤 폐기했다”고 해명했다.

    지역위원장 사이에서는 “그렇게 겁나면 하지마. 공개적으로 하라”, “당헌-당규를 저버린 사람이 어떻게 대표냐”는 강한 불만이 쏟아졌다.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들은 “민주당 전대의 정확한 일정과 장소, 원칙을 밝혀야 한다. 19대 총선 예비후보 등록일인 다음달 13일 이전에 전대를 하는 것이 총선 승리의 지름길”이라며 독자전대 개최를 요구하는 성명을 배포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새 정당을 만드려는 저의가 뭐냐”고 반문한 뒤 “당헌-당규에 따라 통합을 하지 않아 민주당이 분열된 상태에서 다른 정당과 통합한들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따졌다.

    강창일 의원도 “명망가 몇 사람을 데려다 놓고 60년 전통의 민주당과 통합하자는 것은 대국민 사기극이다. 현 지도부는 통합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원외위원장은 “민주당의 당명을 지켜야 한다. 지분 나눠먹기 식으로 전략공천을 하면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