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스 몰리나, 54% 득표율로 승리36년 간 내전 종식 이후 첫 軍출신 대통령
  • 6일(현지시간) 과테말라 대선 결선투표에서 군장성 출신의 우파 정치인인 오토 페레스 몰리나(61)가 승리했다.

    야당인 애국자당(PP) 소속의 페레스 몰리나는 이날 오후 8시 44분 기준으로 개표가 94.7% 이뤄진 가운데 54.6%의 득표율로 경쟁 후보인 마누엘 발디손(41)을 9.5%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차기 과테말라 대통령에 당선됐다.

    과테말라에서 1960∼1996년 내전 동안 수많은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비난을 받아온 군 출신 인사가 대통령에 당선되기는 처음으로 그가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중도좌파 성향이던 과테말라 정부도 오른쪽으로 보폭을 옮기게 됐다.

    페레스 몰리나는 이날 선거 당국의 개표결과를 토대로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페레스 몰리나는 이날 저녁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저에게 신뢰를 보낸 모든 과테말라 국민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저에게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들에게 정당 색깔을 떠나 향후 4년간 통합과 협력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결선투표 전 실시된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발디손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찌감치 당선이 점쳐져 왔다.

    그는 2000년 군을 제대한 뒤 만든 애국자당의 대표로 활동하며 2007년 대선 첫 무대에 나갔지만 알바로 콜롬 현 대통령에 5%포인트 차로 패했고, 이후 4년 동안 재기와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 집중해 왔다.

    군 시절인 1982년 군부대가 비무장 원주민을 학살한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며 선거 캠페인 동안 인권단체의 비난을 받아왔으나 1996년 내전을 종식한 평화협정의 당사자라는 점을 부각하며 이같은 주장을 전면 부인해 왔다.

    페레스 몰리나는 대선 공약으로 ▲일자리 창출 ▲범죄조직 척결 ▲범죄소탕 작전에 군병력 투입을 내세우며 범죄를 확실히 틀어막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범죄조직에 대응키 위해 군이 투입될 경우 '마약과의 전쟁'이 벌어지는 인접국 멕시코처럼 치안은 여전히 불안하면서 인명피해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