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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20대와 가진 ‘끝장토론’에서 집중 포화를 맞았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젊은층과의 소통에 나선 것이었다.
홍 대표는 2일 밤 TVN ‘백지연의 끝장토론’에 출연, 20대 시민패널 20여명과 토론을 벌였다.
10.26 재보선과 반값등록금, 취업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주제별로 5개 라운드로 나뉘어 진행된 토론에서 패널들은 줄기차게 홍 대표에게 질타에 가까운 질문을 쏟아냈다.
“한나라, 파란색 오픈카타고 농촌서 손 흔드는 이미지”
대학 4학년생인 김기윤씨는 “한나라당을 생각하면 파란색 고급 오픈카를 타고 농촌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달려가는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홍 대표는 “한나라당뿐 아니라 정치인 이미지가 다 그렇다”고 맞섰다.
이에 대학 4학년인 황귀빈씨는 “그런 생각이 서울시장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이유라고 본다.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벌인 것이 가장 큰 실패요인”이라고 몰아 붙였다.
홍 대표는 “네거티브와 검증은 다르다”고 반박했으나 “이명박 정부에서 청문회를 통해 임명된 사람들의 82%가 소위 5대 의혹을 저질렀다. 검증 강조하신 분이 정작 현 정부의 인사난맥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왜 가만히 있었느냐”는 질타가 잇따랐다.
대학 등록금 인하, '말바꾸기' 도마 위에
대학등록금 인하책을 두고 당론이 ‘오락가락’ 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대학 2학년생인 김솔생씨는 “반값 등록금을 공약해놓고 결국 5% 인하 대안을 제시했는데 다음에는 어떤 꼼수로 대학생을 유인할 거냐”고 꼬집었다.
홍 대표는 “그것 참 아픈 지적이다. 지난 총대선 때 반값 등록금을 공약으로 제시한 것은 저희 당이, 어떻게 보면 잘못된 공약이라고 본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런 말을 하면 또 싫어할 수 있겠지만, 노무현, DJ(김대중) 정부 시절에 이미 너무 올라 바로잡을 틈도 없이 공약을 내걸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식으로든 여러분의 고지서에 나타나는 등록금이 인하돼 찍히도록 모든 정책 수단 동원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한 패널은 “지난 6월 반값등록금 집회 당시 한나라당은 ‘2014년까지 년간 10%씩 총 30%를 삭감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새 원내대표 체제가 들어서며 그 정책이 없어지고 대신 연간 100만원의 대학장학금을 받게 해준다고 했다”며 한나라당의 과거 말 바꾸기 사례를 비판했다.
홍 대표는 “제가 대표가 된 뒤 정책을 살펴보니 현실화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차상위계층 학생을 우선 배려해 등록금 혜택을 대폭 해주고 그 다음 대학을 구조조정해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정말 어렵다는 점을 이해하나 재정상 문제로 계층별 지원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최근 불거진 홍 대표의 막말 논란과 여대생 성희롱 발언 파문을 일으킨 강용석 의원의 제명안 부결 문제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당 대표가 당 이미지 깎아먹는 막말을 계속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화여대 3학년이라고 밝힌 강다연씨는 “이대에 대해 굉장히 안좋게 말씀해 기분이 언짢았다. 다음 번에는 이런 구설에 오르지 않도록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홍 대표는 강 의원의 제명안 부결 사태에 대해서는 “제명안 부결은 한나라당 책임이라고 느낀다”고 말했고, 이대생 비하 발언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한미 FTA, 핵심 쟁점 ISD 두고 '격론'
패널단이 한미 FTA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해 “예전 홍 대표께서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국가소송제는 문제가 크다고 한 바 있다”고 지적하자, 홍 대표는 “원래 ISD 자체를 알지 못했다. (FTA 협상 실무 책임자인) 김종훈에 물어보니 이미 67년부터 맺기 시작했고 83개 81개 나라와 ISD를 맺었다고 하더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ISD를 한 것은 노무현 정부였고, 열린우리당, 정동영 장관 등도 다들 당시 ISD의 필요성을 주장했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심야회동에서 도출해낸 여야정 합의문이 끝내 파기된 점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요구한 보완대책을 99%로 다 들어주고 민주당이 만든 합의서에 서명했지만, 자신들이 뒤집은 것인데 우린들 무슨 도리가 있나”라고 항변했다.
홍 대표는 “볼리비아에서는 미국계 회사인 벡텔이 상수도 사업을 유치해 갑작스레 수돗세를 올려놓고 (서민들이) 수돗물 대신 빗물 받아쓰는 게 손해가 된다고 정부에 항의하는 등 폐해가 여럿”이라는 지적에는 “한국이 남미 볼리비아처럼 형편없이 당할 나라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