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누가 무서워 그렇게 끌려다니는가”영남권 민주당 “김진표, 국민 앞에 사죄하라”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여·야·정 합의문에 서명한 뒤 하루가 채 안돼 합의를 번복한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한나라당과 야권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특히 김진표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새벽 한-미 FTA 합의서에 사인을 한 뒤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인증샷까지 찍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한나라당 남경필 최고위원은 1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김진표 원내대표님,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인증샷까지 찍지 않았습니까? 그래놓고 육탄저지를 지시하시다니...”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남 최고위원은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그날 밤 말씀하신대로 약속하신대로 하십시다. 무엇이, 누가 무서워 그렇게 끌려다니십니까? 무엇을 얻으려고 이러십니까”라고 김 원내대표를 쏘아붙였다.

    그는 “원내대표님의 진정한 호소가 있다면 모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진정성을 느낄 수 없습니다. 주일이면 교회에서 또 뵐 텐데.. 존경하는 제 마음에 실망을 주지 마십시오”라며 지적했다. 두 의원은 수원에서 각각 팔달구와 영통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또한 “결국 돌아온 것은 회의장 점거와 여성의원들의 육탄방어였습니다. 그때 나누었던 말들은 무엇입니까? 그래 놓고 몸싸움을 지시하다니... 그때 함께 했던 말과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지 마십시오. 참으로 비겁합니다”라고 질타했다.

  • ▲ 남경필 트위터 ⓒ
    ▲ 남경필 트위터 ⓒ
     
  • ▲ 남경필 트위터 ⓒ
    ▲ 남경필 트위터 ⓒ

    야권 내에서도 김진표 원내대표를 향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합의문과 관련해 “사실상 야당과 시민사회가 요구해오던 핵심적 문제들을 완전히 비켜간 누더기 합의문”이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영남권 5개 시·도당 위원장들도 김 원내대표에게 사죄를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대구·울산시당과 경남·북도당 위원장들은 이날 공동논평을 내고 “독단적으로 여당 및 정부와 합의한 김 원내 대표를 인정할 수 없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양쪽의 협공을 받은 김 원내대표는 여·야·정 합의문에 서명을 한 데 대한 자신의 입장을 해명하는 데 주력했다.

    김 원내대표는 우선 ‘합의문에 서명까지 해놓고 지키지 않았다’는 한나라당의 비판과 관련,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 의총과 최고위에서 추인되지 않으면 효력이 없음을 전제로 서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와 함께 합의문에 포함된 보다 진전된 한-미 FTA 피해보전 대책을 기정사실로 확정시킬 필요가 있었다는 논리도 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내 ‘비난의 불씨’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