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두하기 2시간 전 페이스북에 심경 전해"고개 못들어…죄가 된다면 달게 받겠다"
  • ▲ 이국철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10년간 10억원 넘는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 이국철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10년간 10억원 넘는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이국철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뇌물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9일 오전 10시께 검찰에 출두했다.

    신 전 차관은 조사실로 향하며 기자들과 만나  "예전에 (언론사 재직 시절) 검찰 출입기자였던적 있는데 조사받을 줄 몰랐다"며 갑갑한 심경을 드러냈다.

    '금품수수 의혹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제 심경은 페이스북에 올려놨다"고 답했다.

    이국철 회장은 최근 신 전 차관이 언론사에 재직할 때부터 10여년 동안 10억원이 넘는 돈을 줬으며 차량과 신용카드 등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 전 차관에게 SLS그룹 법인카드를 줬으며 백화점, 호텔, 식당 등에서 사용한 서명서를 그 증거로 가지고 있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심재돈)는 이날 소환된 신 전 차관을 상대로 이 회장과의 관계를 비롯해 금품수수 여부, 경위, 대가성 등을 조사한다.

    검찰은 지난 7일 이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 형과 동생, 친인척 자택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해 이번 의혹과 관련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 ⓒ 신재민 전 차관 페이스북
    ▲ ⓒ 신재민 전 차관 페이스북

    그는 검찰 출석 직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금 있으면 검찰에 조사를 받으러 나간다. 무척 억울한 일이지만 동시에 고개를 들기 어려울 정도로 부끄럽기도 하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어 "이제 마음을 비우겠다. 제가 한 일이 죄가 된다면 (벌을) 달게 받고 도덕적으로 잘못됐다면 기꺼이 비판을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국철 회장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그간 공인으로서 친구와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많이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재민 전 차관페이스북 전문>

    조금 있으면 검찰에 조사 받으러 나갑니다. 저로서는 무척 억울한 일이나, 동시에 고개를 들기 어려울 정도로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동안 공인으로서 친구와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많이 생각해보았습니다. 그 친구 입장에서는 오히려 공인이어서 도와주지 못하는 제게 서운했을 수도 있습니다.

    모두 제 탓입니다. 교만함에 눈이 멀어 세상을 바로 보지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어릴 적부터 ‘벼는 익을수록 고개 숙인다’는 어른들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 저의 어리석은 탓입니다.

    이제 마음을 비우렵니다. 비워야 다시 채울 수 있다고 합니다. 제가 한 일이 죄가 된다면 달게 받겠습니다. 도덕적으로 잘못됐다면 기꺼이 비판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그것이 앞으로 제 인생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