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에 "그 정도 밖에 안되는 인간" 문자 메시지 부산저축은행 관련 질의도중 문자 공개...정회 소동
  • 국회 법사위 대검찰청 국정감사장에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청와대 이동관 언론특보에게 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박 의원은 4일 부산저축은행 비리 관련 질의를 하던 도중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이 특보를 비롯한 정부, 여권, 재계 등과 자주 접촉하며 교분을 쌓았다는 주장을 내놨다.

    특히 박씨와 접촉한 인사들의 실명을 거론해 장내가 술렁이기도 했다.

  • ▲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4일 부산저축은행 비리 관련 질의를 하던 도중 이동관 언론특보에게 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 박지원 의원실 제공.
    ▲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4일 부산저축은행 비리 관련 질의를 하던 도중 이동관 언론특보에게 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 박지원 의원실 제공.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박 의원은 오후 질의에 앞선 신상발언에서 갑자기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는 "이동관 특보가 국회를 무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박 의원은 "정당한 의혹 제기에 이 특보가 '인간적으로 섭섭하다. 그정도 밖에 안되는 인간인지 몰랐다'는 내용의 비난 문자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얼마나 국회를 경시하는지 보여주는 것 아니냐. 이명박 대통령은 언론특보를 당장 해임해 국회의 권위를 존중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과 이춘석 민주당 의원 등도 잇따라 의사진행 발언에서 이 특보의 사과를 요구하고 경위를 파악해야 한다며 박 의원의 발언에 힘을 실어줬다.

    이에 우윤근 법사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다만 이 특보와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추후 법사위 명의로 청와대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기로 한 채 20여 분만에 감사를 재개했다.

    이에 대해 이동관 대통령 언론특보는 “문자 메시지는 개인적인 차원의 섭섭함을 표명한 것일 뿐 결코 국회를 무시하거나 경시한 것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 특보는 이날 청와대 춘추관 기자실을 통해 개인적인 해명자료를 내고 이처럼 말했다.

    이 특보는 “본래 ’여러 차례 해명했음에도 믿지 못한다니 내가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사람이냐’라는 취지를 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짧은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과정에서 거두 절미하는 바람에 오해를 빚었으며 이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6월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박태규씨 로비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최근 몇 년간 만나거나 연락한 바 없다”고 공식 해명했다고 밝혔다.

    또 “관련 사실을 박지원 전 원내 대표에게도 직접 전화해 설명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도 오늘 법사위 국감에서 박 의원이 본인은 물론 전혀 관련 없는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까지 거명해 개인적으로 섭섭함을 표시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해명했다.

    이 특보는 특히 “임기 초 정 전 실장 주재 회의에서 ‘박태규씨가 문제 있는 인물’이라는 첩보가 있어 이를 공유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 전 실장도 오늘 본인과의 통화에서 “박태규씨와는 아예 일면식조차 없는데도 의혹 대상으로 거명돼 어처구니 없다”고 밝혀왔다고 전했다.

    그는 “박지원 의원이 야당 대변인 시절 취재기자로 출입하면서 ‘호형호제(呼兄呼弟) 했던 사이이며 박 의원도 개인적인 인연과 친분을 강조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