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본회의 의사진행 발언에 반대하던 의원들 ‘동요’“처리하면 한나라당 문 닫아야 한다” 반대 목소리 높아
  • 민주당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양승태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처리에 협조하면서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 문제를 놓고 한나라당이 고심에 빠졌다.

    조 후보자의 친북적 ‘이념성향’을 이유로 반대에 열을 올리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사법부 수장 공백사태를 막기 위해 본회의 표결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등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것.

    특히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본회의 산회 직후 “대법원장 동의안 처리에 뜻을 같이해준 민주당에 경의를 표하며 여론동향을 검토하면서 우리도 조 후보자에 대해 다시 한 번 토론해보겠다”고 밝혔다.

    황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도 “(대법원장 여야 합의처리가) 지금 민주당이 현안으로 삼고 있는 조 후보자 문제 해결에도 도움된다고 (민주당 측에) 얘기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에 대해 반대 견해를 갖고 있던 박준선 의원은 “(조 후보자 선출안 처리를 요청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본회의 연설로 인해 기류가 바뀌고 있다. 연설 중에 고개를 끄덕이는 여당 의원들이 많았고 나도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앞서 손 대표는 본회의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헌법재판관 야당 몫은 정당정치의 골간으로 헌법재판관 임명동의안을 정 오늘 처리하지 못하겠다면 조속한 시일 내 처리해달라”고 한나라당에 간곡히 요청했다.

    민주당이 조 후보자와의 연계 처리 방침을 철회하자 대법원 임명동의안은 재석의원 245명 중 227명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 ▲ 21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양승태 대법원장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뒤 의원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21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양승태 대법원장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뒤 의원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의원들이 대부분 대법원장 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도 조 후보자 선출안 처리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됐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에서 여전히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아 내달 10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헌법재판관 선출안 통과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박영아 의원은 “조 후보자 선출안이 통과하면 한나라당은 문을 닫아야 한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정미경 의원도 “민주당은 조 후보자 카드를 버려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조 후보자 선출안의 원활한 본회의 의결을 위해 여야는 절충점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황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 선출안은 비밀투표이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는 (입장을 정하는데) 한계가 있다. (친북적) 국가관을 불식할만한 발언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청문회 과정에서 조 후보자의 ‘천안함 발언’이 언론에 왜곡 보도됐다며 언론중재를 요청해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