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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일대에서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등이 개최한 '놀자 놀자 강정 놀자' 문화제가 별다른 충돌없이 마무리됐다.
강정마을 풍림리조트 맞은편 체육공원에서 오후 7시에 시작된 평화콘서트는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과 김재윤 의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등의 야당 정치인과 주민, 시민활동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예정보다 1시간을 넘긴 오후 10시까지 진행됐다.
가수 강허달님과 허클베리핀 등의 공연 중간에 무대에 오른 문정현 신부는 강동균 마을회장 등 구속자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조속한 석방을 정부에 촉구했다. 일부 공연자들은 '해군기지 절대 반대' 등으로 노래를 개사해 불렀지만 경찰은 제지하지 않았다.
중덕삼거리에 있는 망루에 올라 농성하고 있는 고권일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은 전화연결을 통해 "해군기지 투쟁을 승리로 이끌어 제주를 세계 평화의 섬으로, 강정을 평화성지로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참가자들은 풍등을 날리며 평화를 염원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콘서트가 끝난 뒤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체육공원에 10여개의 텐트를 쳐 여흥을 즐겼다.
행사장 입구 등지에서는 경찰 통제에 항의하는 크고 작은 실랑이가 벌어져 반대측 참가자 1명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지만 큰 마찰은 없었다.
이날 오후 '평화비행기'라고 이름 붙여진 항공편으로 전국 각지에서 내려온 260여명과 '평화버스'를 타고 도내 곳곳에서 모여든 도민 등은 콘서트에 앞서 올레7코스 일부 구간을 걸으며 강정마을 주변 해안 등을 둘러봤다.
평화비행기 탑승자들은 서귀포시 법환포구에서 가진 '구럼비 순례 선언'을 통해 "기지 건설이 중단될 때까지 연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찰은 강정마을에 1천300여명의 경찰력을 배치해 기지 부지를 중심으로 경계를 한층 강화했고, 중덕삼거리로 들어가는 입구 등에서는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한편, 행사에는 주최측은 2천여명이, 경찰은 1천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각각 추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