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방해 불법시위대 연행 뒤 7시간 동안 포위돼"이틀 안에 풀어줄께" 약속에 조현오 경찰청장 격노.
  • ▲ 24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이 해군기지 건설 공사 준비작업을 저지하다 연행된 강동균 마을회장 등이 타고 있는 경찰차를 막고 대치하다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24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이 해군기지 건설 공사 준비작업을 저지하다 연행된 강동균 마을회장 등이 타고 있는 경찰차를 막고 대치하다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방해한 외부세력과 시위대 진압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서귀포 경찰서장이 25일 전격 경질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25일 조현오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 지난 24일 발생한 제주해군기지 반대 시위대의 업무 방해 사건과 관련해 서귀포경찰서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송양화 서귀포 서장을 교체하라"고 감찰 라인에 지시했다고 한다.

    조현오 청장은 서귀포 경찰서가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설반대 대책위원회 강동균(54) 회장 등 일부 마을 주민과 지난 4월부터 해군기지 건설부지를 점거하고 있는 '외부세력' 등 5명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무려 7시간 동안이나 해군기지 건설 반대 시위대에 둘러쌓여 사실상 무력화 상태에 있었던 데 대해 크게 분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청장은 또한 서귀포 경찰서가 시위대를 달랜다는 명목으로 '중재자'라는 천주교 제주교구 고병수 신부 등에게 ▲강동균 회장에 대한 조사를 24시간 내로 마친 뒤 풀어주고 ▲연행은 경찰차가 아닌 고 신부의 차로 하며 ▲채증자료를 모두 무효화 하겠다고 ‘협상’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격노하며 "제주지방경찰청의 지휘·통제가 적절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감찰하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24일 오후 2시 경 해군 측이 공사현장에서 대형크레인의 캐터필러를 연결하는 등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강 회장 등 5명이 업무를 방해하자 서귀포 경찰이 이들을 연행하려 했지만 주민과 외부에서 온 좌파 시위대 등 200여 명이 연행한 시위대를 태운 경찰차를 승용차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 시위대는 같은 날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방문한 국방부 기자단이 탄 버스 앞에 드러누워 진로를 방해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25일 경찰청은 송양화 서귀포 경찰서장을 경질하고 강호준 제주경찰청 청문감사관을 발령했다. 송양화 전임 서귀포 경찰서장은 제주 출신으로 부산경찰청 수사과장을 지낸 경력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경찰 경력을 제주에서 쌓았다. 때문에 해군과 경찰 내부에서는 '송 서장이 제주 출신이다보니 주민들과의 충돌을 그리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경찰청 관계자는 "서귀포 서장을 단순 교체할 것인지 직위 해제할 것인지 등은 감찰 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에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