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출신에 특허법원장-대법관-중앙선관위원장 역임靑 "36년간 법원 근무한 정통 법관...판결 일관성 유지"
  •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향후 6년간 사법부를 이끌 차기 대법원장 후보로 양승태 전 대법관(63·사진)을 지명했다.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밤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양 전 대법관의 대법원장 지명을 공식 발표했다.

  • 양 후보자는 부산 출신으로 경남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70년 사법시험 12회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을 제2기로 수료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법원행정처장, 특허법원장, 대법관,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을 지낸 정통 법관이다.

    이 대통령은 양 후보자와 함께 목영준 헌법재판관, 박일환 대법관 등을 대법원장 후보로 함께 검토했으나 이념과 판결 성향 등의 측면에서 양 후보자가 가장 안정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 재판관은 내부 검토에서 대법관 경력이 없는 헌법재판관이 대법원장이 된 전례가 없다는 점이 걸림돌로 부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목 재판관의 경우 5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헌법재판관 출신이라는 상징성이 결부돼 `개혁 인사'로 평가 받을 수 있지만, 헌법재판관과 대법관 사이의 알력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박 대법관은 이 대통령과 같은 대구-경북(TK) 지역 출신이라는 점이 큰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전언이다.

    대법원장은 통상 대통령과 같은 지역 출신을 선택하지 않는 게 관행처럼 이어져 내려온 게 사실이다.

    대통령이 같은 지역 출신을 낙점한 것은 지난 1986년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 김용철 대법원장을 지명한 사례가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대법관은 이념적 성향으로 볼 때 목 재판관과 박 대법관보다 더 보수적 성향으로 평가 받는다. 부산 출신이라는 점도 인선 초기 단계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게 했다.

    김 수석은 인선 배경에 대해 "양 후보자는 36년간 법원에 근무한 정통 법관"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5년 2월부터 대법관으로 봉직해 오면서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는 원만한 대인관계와 공정하고 합리적인 업무처리로 주위의 신망이 두텁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 후보자는 법관생활 36년 동안 판결의 일관성을 유지해 왔다"고 평가했다.

    "우리 사회의 중심가치인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나갈 안정성과 시대변화에 맞춰 사법부를 발전적으로 바꿔나갈 개혁성을 함께 보유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양 후보자는 서울지법 북부지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남성중심적인 호주제를 규정한 민법조항에 대해 위헌심판제청을 함으로써 남녀평등의 원칙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지법 파산부 수석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외환 위기 당시 많은 도산기업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법정관리를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2009년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고 선거문화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