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대표 한자리에 모이지 못해…통합 논의 지지부진한 상황 보여주듯

  •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추모식이 18일 현충원에서 진행된 가운데 야권통합을 준비하고 있는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민주당 손학규, 민주노동당 이정희,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부산에 급한 일정이 생겨 불참했다.

    추모식에는 야권의 대선주자 후보로 급부상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권양숙 여사와 함께 현충원을 찾았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대통합이 화두로 자리한 와중에 야당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일 기회였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8일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추도식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8일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추도식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인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야권통합을 통한 정권교체를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마지막 병석까지 야권통합과 야권연대를 통한 정권교체를 말씀하셨다. 김 전 대통령의 뜻을 잇는 것은 야권통합을 통해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손 대표도 대통합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통합은 김 전 대통령의 명령이고 역사가 우리에게 맡긴 지상과제다. 민주세력 대통합을 이뤄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추모식에서 각 정당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인 모습은 아쉽게도 볼 수 없었다.
    추모식장에서 손 대표는 맨 앞줄에 앉았고 이 대표는 행사에 늦어 뒤늦게 입장했다. 유대표는 서서 추모식을 지켜봤다.

    각 정당의 입장차로 야권의 대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다만 손 대표와 문 이사장은 행사 전 귀빈실에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공식석상에서 만난 것은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추도식 이후 처음이다.

    이들은 특별히 의미있는 대화를 나누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야권 대통합을 주창하고 있지만 문 이사장이 야권 통합의 산파역을 자처하고 나선만큼 손 대표만을 지원하긴 힘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