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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의 친부가 첫 언론 인터뷰에서 아들을 '위대한 반체제 인사'라고 높이 평가했다.
17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어산지의 친부인 존 쉽튼은 스페인 신문 엘 파이스와 처음으로 인터뷰하고 아들의 성격과 성향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쉽튼은 어산지의 생물학적인 아버지지만 어산지의 어머니 크리스틴과 제대로 된 결혼생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들이 20대 중반이 될 때까지 아들의 존재를 모르고 살아왔다.
그는 1970년 17세의 나이로 베트남전 반대시위에 참가한 크리스틴을 만나 연애를 시작했지만 두 사람은 어산지의 돌 무렵에 파경을 맞았고 크리스틴은 아들을 데리고 재혼했다.
쉽튼은 크리스틴이 1996년 시드니로 전화를 걸어 아들의 존재를 알게 됐다면서 "만나 보니 자신과 너무도 닮았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하는 것이나 논리, 지적인 호기심, 문장 구성에 둔한 점 등 나와 비슷한 것이 너무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부자가 재회한 것은 어산지가 1996년 컴퓨터 해킹사건으로 재판을 받은 직후였다.
쉽튼은 아들이 '현대판 돈키호테'같다고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 아들은 가상의 적과 싸우는 것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아들에게 너무 강하고 이상적인 목표를 세웠다고 충고했고 아들은 누군가가 '세상을 뒤집어놓겠다'고 얘기한다면 한번 해보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쉽튼은 "아들의 저항정신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위대한 반체제 인사인 아들은 인터넷을 통해 직접적인 행동이 취해지는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들의 저항 스타일이 체 게바라와 아폴리네르, 시몬 볼리바르와 같은 시대를 앞서간 인물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세상에는 지적으로 뛰어난 사람이 많지만 대부분은 사악하다"면서 "아들은 도덕적인 용기와 비전을 관철할 능력과 전 세계에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강한 열망이 있다"고 평가했다.
어산지도 어린 시절 자신을 돌보지 않은 아버지지만 친부의 이름을 위키리크스 인터넷 도메인에 활용할 정도로 아버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쉽튼은 인터뷰에서 어산지가 음모의 희생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사전에 철저히 계획된 것"이라면서 "정보기관들이 처음부터 이 사태에 개입돼 있다"고 말했다.
쉽튼은 구체적으로 "마스터카드와 비자카드가 위키리크스에 신용카드 기부를 금지한 것의 배후에는 미국 정부가 있다"고 주장했다.
어산지는 위키리크스를 통해 지난해부터 수십만건의 미국 외교문서를 폭로해 미국을 곤경에 빠뜨렸으며 스웨덴에서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돼 영국에서 스웨덴 송환 여부를 둘러싼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