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근거 없는 의혹과 획책, 진흙탕 아닌가”
  • “줄세우기를 획책하는 그룹과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해당(害黨) 세력에 대해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당 대표 후보들이 벌이는 음해성 공방과 관련, “진흙탕 싸움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7.4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간 경쟁이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으로 치닫자 각 후보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 ▲ 한나라당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나라당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위기의 당을 구하기 위해 나선 후보들이 진흙탕 싸움을 하면 민심이 떠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보 스스로 정치적 동기로서 당당히 끝까지 경쟁하겠다는 페어플레이 정신 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원과 국민 수준이 당심, 민심을 왜곡하는 후보를 가려낼 정도로 높아진 수준이라는 것을 후보는 잊지 말아야 한다. 비대위도 진실을 밝혀 특단의 조치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이 전날 후보들이 ‘친이(親李)계의 원희룡 후보 지원’ 문제를 놓고 인신공격을 벌이자 보다못해 쓴소리를 던진 것이다.

    홍준표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특정 계파에서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에게 특정 후보 지지를 강요하는 공작정치 행태를 보이고 있다. 권력기관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면서 의혹을 제기했다.

    특정 계파는 친이(親李)계를 뜻하며 특정 후보는 친이계의 지지를 얻고 있는 원희룡 후보를 지칭한다.

    남경필 후보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개혁의 아이콘인 원 후보가 친이계에 올라타 출마한 현실이 안타깝다. 잘 가고 있던 전당대회가 (원 후보로 인해) 계파 대리전으로 왜곡되고 있는데 이를 막아 내겠다”고 했다.

    그러자 원 후보는 홍 후보를 겨냥해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배후에 공작이 있는 것처럼 흘려 편을 가르고 당 이미지를 흠집 내고 가상의 적을 만들어 반사이익을 보려는 구태정치, 꼼수정치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기 방으로 줄줄이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을 불러내 협력 약속을 받을 때까지 내보내지 않으면서 ‘국회의원 한 번 더 해야지, 총선을 해야 하지 않느냐’고 얘기한 사람이 누구냐”고 홍 후보를 공격했다.

    나경원 후보는 한술 더 떴다. 그는 “초반 대세론을 앞세워 줄서기를 강요했다는 얘기도 있고, 특정 계파를 앞세워 (줄서기를) 강요한다는 얘기도 있다”며 홍 후보와 원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7.4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홍준표·원희룡 후보가 전날 각각 제기한 ‘공작정치’, ‘공천협박’ 의혹에 대해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선관위 고승덕 대변인은 “아직 선관위에 의혹이 정식 접수되지 않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자료를 수집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수한 당 선관위원장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관위 회의에서 당내 계파 대결 조짐과 관련, “선거가 혼탁해졌고 상호 비방전과 줄세우기 시비가 벌어지고 있다. 국민이 보기에 아름다울 수 있는 정책경선과 공정경선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