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청장 선거 승리, 수도권에 희망 안겼다”“박근혜, 당의 중요한 자산…총선서 역할 부탁할 것”
  • 나경원 후보, 한나라당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7.4 전당대회의 유일한 홍일점이다. 다른 6명 후보와 경쟁을 시작도 전에 이미 최고위원직을 꿰찼다. 선출직 최고위원 5석 중 1석의 ‘여성 몫’ 덕분이다.

    나경원 의원의 목표는 그러나 ‘당 대표’다. 당연직 몫의 최고위원이 아니다.

    위기에 몰린 한나라당에 사람들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나 의원은 40대 여성인 재선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것 자체를 변화의 상징으로 꼽았다.

    4.27 재보선에서 중구청장 승리를 이끌고 ‘선거의 여왕2’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만큼 개혁-변화-쇄신을 외치는 그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는 26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당이 바뀌었다고 느끼려면 먼저 당의 간판이 바뀌어야 한다. 내가 한나라당의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적임자”라고 자신했다.

  • ▲ 나경원 한나라당 대표 후보는
    ▲ 나경원 한나라당 대표 후보는 "당이 바뀌었다고 느끼려면 먼저 당의 간판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재선 의원이다. 당대표를 맡기에는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사회적 편견에 불과하다. 안정감 속에서 책임 있게 보수의 가치를 실현할 적임자란 평가도 많다.

    공천개혁 특위에서 같이 일한 사람들 중에 ‘그때 보여준 강단과 뚝심으로 당을 이끌어 달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당원들이 40대 여성 당대표를 선택하리라 보는가.
    젊은 40대이고, 여성이고, 재선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것 자체가 변화를 상징한다. ‘한나라당은 위기다. 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당이 바뀌었다고 느끼려면 먼저 당의 간판이 바뀌어야 한다. 내가 한나라당의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정치 지도자가 젊어지는 분위기가 국내에도 적용되리라 보는가.
    정치 지도자가 젊어지는 것은 세계적 추세가 맞다. 30~40대가 관심을 갖고 응원하는 당이 되려면 40대 젊은 대표가 나와 그들과 소통해야 한다.

    총선과 대선을 치르려면 당에 확장성이 있어야 한다. 젊은 세대에게 호소하는 정책을 개발하고 당의 이미지를 젊게 바꿔야 한다. 40대 여성 당 대표를 결정하는 한나라당 전대 드라마가 총선과 대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당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해 주리라 믿는다.

    자신의 최대 경쟁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금 한나라당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는 바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의 승리다. 내년 총선 지원유세자로 출마자들이 누굴 찾을 것 같은가.

    지난 4.27 재ㆍ보선의 그 어려운 상황에서 나는 중구를 지켰다. 이는 내년 수도권 총선에서 희망의 싹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

    당대표가 된다면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는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박근혜 전 대표, 당의 소중한 자산이다. 위기에 처한 당에 수차례 대체불가한 도움을 주었다. 선거의 여왕이라 불릴 만큼 큰 영향력을 지닌 박 전 대표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다.

    다만 그 방식과 관련해서는 내년의 상황에 따라 박 전 대표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역할을 부탁하고자 한다.  

    4.27 재보선 패배 이후, ‘지도부 책임론’에 대해 자유롭지는 못하다.
    지도부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솔직히 지난 4.27 재보선 패배 이후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어떻게 하는 것이 당을 위한 길인지 상당히 오래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실상 재·보선에 패배만 한 것도 아니다. 개인적으론 내 지역구인 중구청장 선거에서 이겼다. 서울 지역 의원들에게 희망을 줬다. 만약 한나라당이 졌다면 서울 의원들의 실망과 절망이 얼마나 컸겠나.

    당이 매우 어려운 위기를 겪고 있는데 개인의 정치적 이해만을 따지고 개인의 안위만을 생각하여 눈치껏 뒤로 물러나 앉아있는 것은 정치인으로서의 사명을 다 하는 것이 아니라는 판단을 하게 됐다.

    원희룡 후보와 연대설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국민의 신뢰 회복이 시급한 한나라당의 현실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기 위해 이번 출마의사를 개진한 것이다.

    당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과업을 이루고자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인데, 후보 단일화를 통해 승부수를 노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도 않다.

    현재 여당 상황에서는 어떤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차기 당대표는 당의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변화를 힘차게 추동할 수 있는 세심하고 뚝심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바로 나경원이다.

    정부 여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킨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냉철히 분석하고 당 구성원들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건설적인 정책정당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도록 하는 데 제 부드럽고 단호한 리더십이 적중할 것이라고 믿는다.

    나경원식 리더십을 통해 당 내 갈등 조정은 물론 당의 향방과 관련된 중요한 상황에서 효과적인 중재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당에는 친이, 친박이라는 계파가 현존한다. 화합이 중요하지 않나.
    계파 정치를 끝내는 것이 당이 신뢰 받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닌가 생각한다. 항상 어느 의원은 어느 계파로 분류하려고 하고, 최근에 또 다시 계파 정치가 다시 부활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저는 계파정치만큼 정치를 비생산적으로 만들고 왜곡시키는 것은 없다고 본다. 이번 전당대회는 이런 것이 종식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기대를 해본다.

    이명박 정부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G20 등 국제사회에서의 국격을 높인 점, 스포츠-문화 등에서 한류의 세계화를 정착시킨 점, 세계적인 국제 금융위기를 가장 빨리 탈출한 점은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국민 경제의 성과를 서민경제까지 연결시키지 못했다. 인사문제에서 실패했고 부패문제도 발생했다. 국민과의 소통에 원활하지 못한 점은 안타깝다.

    수도권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승리를 위한 대책은.
    한나라당이 겪고 있는 위기의 여러 원인 중에는 무분별한 ‘좌클릭’과 어설픈 ‘야당 흉내내기’가 있다고 본다. 그러다 보니 지켜야 할 가치를 잊은 채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게 되었고 이행을 못하게 된 부분이 있다.

    민심이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할까.

    여당이 내년 선거에서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고전할 것이라는 분석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보여주기’식 일시적인 변화로는 안된다. 당의 근본적 체질개선을 위한 실질적 변화가 필요하다.

    새로운 당 대표로 선출되면 당원과 국민의 요구가 무엇인지 열심히 귀 기울일 것이다. 올바른 방향으로의 당의 변화를 위해 세심하고 과감한 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 시장의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는 어떻게 보는가.
    아쉬움이 크다. 오세훈 시장이 그렇게 ‘주민투표’로까지 갖고 갔어야 했는가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이번 투표가 무상급식이냐 아니냐의 문제를 넘어 포퓰리즘에 대한 주민들의 뜻을 묻는 투표가 되었다. 아쉽지만 원활히 투표가 진행되고 시민의 뜻이 올바로 개진되고 제대로 반영되길 기대한다.

    반값등록금 정책 추진, 어떻게 보나.
    일단 지금 당장의 무조건적인 반값 등록금 실현은 어렵다고 본다. 사실상 대학의 구조조정과 병행하고 세원제도의 도입 등을 통해 등록금 부담을 완화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소득 계층 수준에 맞추어 정책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