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관 역할 확대 전망..일각선 불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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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일 차기 주한미대사로 공식 지명한 성 김(51) 국무부 6자회담 특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북한 전문가'다.
지난 2006년 국무부 한국과장으로 발탁된 이후 북핵 6자회담의 미국 측 대표단 일원으로 참석하고 10여차례 직접 북한을 방문하는 등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줄곧 핵심 포스트를 맡아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주한미대사 부임은 개인적으로 이민 1.5세대로서 부친의 고국에서 근무하게 됐다는 영예와 함께 그동안 `전공'이었던 북한 문제는 물론 한ㆍ미 관계 전반을 폭넓게 다루면서 직업외교관으로서 한단계 성장한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최근 남북관계 경색과 북한의 권력승계, 남북정상회담 가능성 등으로 올해와 내년 한반도 상황이 급변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최초의 한국계 주한미대사에 거는 양국 정부의 기대도 클 것으로 보인다.
캐슬린 스티븐스 현 대사를 비롯해 역대 주한미대사들과는 달리 양국관계는 물론 미국의 한반도정책의 핵심 현안인 북한문제에까지 깊이 관여하면서 직접 조율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아울러 어린 시절을 한국에서 보낸 그는 한국말에 능숙한데다 한국과 북한의 문화와 정서도 꿰뚫고 있어 한ㆍ미간 외교 현안을 다루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해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외교소식통은 "성 김이 부임하면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주한 미대사관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면서 "그동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는 것은 물론 양국간 소통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높아진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감안하면 `격(格)'에 맞지 않는 인사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특히 미국이 주중대사에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유타주 주지사 등을 지낸 공화당 `거물' 존 헌츠먼에 이어 현직 상무장관인 게리 로크 등을 보내고, 주일대사에도 각각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토머스 쉬퍼와 존 루스 등을 잇따라 임명한 것과도 지나치게 비교된다는 것이다.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성 김의 지명에 대한 양국의 반응이 대체로 호의적인 것은 이명박 정부 들어 `21세기 전략적 동맹'으로 격상된 한ㆍ미 관계를 심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평화봉사단 단원, 주한미대사관 정무팀장 등을 거치면서 대표적인 `지한파' 인사로 통했던 스티븐스 대사가 양국간 가교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해내면서 국무부 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과 같이 이민 1.5세대인 성 김이 그동안 인정받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북한문제를 능수능란하게 처리하는 동시에 정서적으로 한국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인 셈이다.
서울 태생의 성 김 지명자는 중학교 1학년때 부친을 따라 이민을 간 뒤 펜실베이니아 대학을 졸업하고 로스쿨을 거쳐 검사로 공직생활을 시작했으나 주일대사관, 주한대사관 등에 근무하면서 외교관으로 자리를 잡았다.
2년전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의 뒤를 이어 6자회담 대표 겸 대북특사로 발탁돼 상원 인준청문회를 거쳐 `대사'(ambassador) 직급으로 승진했다.
이화여대 출신의 부인 정재은(42)씨와의 사이에 두 딸을 두고 워싱턴 D.C 근교 버지니아주에 거주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