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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지사가 23일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지도자로 옥중 사망한 박관현 씨의 누나인 박행순씨 가족과 오찬을 함께 하고 위로했다.
이날 오찬은 매년 5·18 때 마다 광주를 찾아 박관현 씨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는 김 지사가 지난 5월 18일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박씨 가족을 초청한데 따른 것이다.
김 지사는 이날 낮 수원시 팔달로에 있는 경기도지사 공관으로 박관현 씨의 누나 박행순씨 부부와 그들 자녀 2명 등 친척 6명을 초청, 오찬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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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지난 5월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31주년 기념식이 끝난 후 황우여 한나라당 신임원내대표와 박관현열사의 누나인 박행순여사와 함께 박열사의 묘비를 쓰다듬고 있다. ⓒ 자료사진
김 지사와 박씨는 세월을 달리해 광주교도소의 같은 독방에 수감됐던 인연이 있다. 1980년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으로 5·18 직전까지 광주시민과 학생들의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박씨는 1982년 4월 신군부에 의해 내란중요임무종사 등의 혐의로 체포돼 광주교도소에 수감중 50일간 단식투쟁을 한 끝에 사망했다.
김 지사는 1986년 5·3 인천 직선제투쟁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돼 서울구치소와 안양 목포교도소를 거쳐 1988년 10개월간 박관현씨와 같은 방에서 옥살이를 한 바 있다.
이날 오찬 자리에서 박관현씨의 누나 박행순씨는 “TV나 신문에 김 지사가 나올 때 마다 동생하고 나이가 비슷한데다 같은 방에서 옥살이를 한 인연으로 늘 가슴이 울렁거리고 내 동생을 보는 듯 반가운 심정”이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박행순씨는 또 “택시운전을 하는 등 서민 도지사로서 열정적인 도정을 펼치고 있는 김 지사가 대한민국을 훌륭하게 만들어서 동생이 못 이룬 꿈을 이루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박관현 열사는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루겠다는 신념에 따라 죽음의 길을 택했다”며 “박 열사의 고귀한 뜻이 잊히지 않도록 유가족들이 애써 달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특히 박관현씨의 고향인 전남 영광군에 만들고 있는 박관현 공원과 동상제막 등 추모사업 진행상황에 관심을 표시했다.
오찬이 끝난 뒤 박관현씨 가족은 “택시운전을 하는 김 지사가 무더운 여름에 땀띠가 나지 않을까 걱정이 돼서 준비했다”며 전남 담양에서 사온 대나무 방석과 박관현씨의 고향인 전남 영광의 특산물인 굴비를 선물했다.
박행순씨는 김문수 지사에게 “내년 5·18에도 꼭 찾아달라”고 부탁했고 김 지사는 “물론입니다”라고 대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