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 부처, 공자는 '지금의 나'에서 해방돼 '본래의 나'로 다시 태어난 분들입니다."
저서 '예수는 없다'로 유명한 종교학자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비교종교학 명예교수가 '종교, 심층을 보다'(현암사)를 최근 출간했다.
지난달 펴낸 대담집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북성재)에서 종교갈등을 근본적으로 치유하려면 믿음만 강조하는 '표층 종교'에서 깨달음에 바탕을 둔 '심층 종교'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던 오 교수는 이 책에서 종교의 '심층'을 깨친 역사 속 인물들을 소개한다.이 책에 소개된 인물은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 그리스·로마 철학자부터 모세, 예수, 바울, 테레사 수녀, 무하마드, 공자, 노자, 붓다(부처) 등 유대교와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등 주요 종교의 선지자, 사상가 60명이다.
한국인으로는 류영모, 함석헌 선생이 포함됐다.
오 교수는 22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이들 60명의 공통점은 자신과 신(神), 이웃, 나아가 만물이 다 하나라는 것을 깨닫고 '지금의 나'에서 해방돼 '본래의 나' '참나'로 다시 태어난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깨달음이 있어야 종교의 '심층'에 들어갈 수 있는데 이분들은 깊은 종교적 체험을 한 분들"이라면서 "이런 자신의 체험을 나눠주려 한 것이 바로 종교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부처는 먼저 자신이 성불(成佛), 즉 깨달음을 이룬 뒤 사람들에게 같은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보여줬습니다. 예수도 변화산 체험을 하고 나서 '지금의 나'에서 벗어나 다시 태어나는 것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공자 역시 70세가 되면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欲不踰矩)', 즉 완전히 자유의 경지에 이른다고 했는데 절대적 자유를 누리는 것은 종교적 체험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오 교수는 또 책에 등장하는 60명을 "역사에 등불, 횃불을 들었던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슈바이처, 테레사 수녀처럼 직접 사회봉사에 참여해 어려운 사람, 아픈 사람을 돕거나, 직접 참여하지는 않더라도 영향력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감화를 줘 다른 사람들이 사회봉사에 참여하게 했습니다. 또 적어도 사회에 누를 끼치는 일은 안 하기 때문에 사회가 깨끗해지는 데 도움이 되는 사람들입니다."
류영모, 함석헌 선생에 대해서는 "동서(東西)를 아우른 분들"이라면서 "두 사람은 모두 기독교로 시작했지만, 기독교의 한계나 테두리에 머물지 않고 기독교를 넘어 유교, 불교, 도교 등 모든 종교를 '지금의 나'에서 '새로운 나'를 찾는 방향으로 이해했다"고 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