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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북서부의 카렐리야 자치공화국에서 20일 밤(현지시간) 여객기가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등 44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사고 =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55분께 43명의 승객과 9명의 승무원 등 52명을 태운 현지 항공사 '루스에어' 소속 투폴레프(Tu)-134 여객기가 카렐리야 자치공화국 수도 페트로자보트스크시(市) 외곽의 공항 인근에서 착륙을 시도하다 추락했다.
이날 오후 10시 30분 모스크바 도모데도보 국제공항을 출발해 페트로자보트스크에 도착하던 여객기는 공항 활주로에서 약 1km 떨어진 고속도로 위로 내려앉다 지상과 충돌하면서 화염에 휩싸였다.
목격자들은 여객기 동체와 날개, 엔진 등의 파편이 사고 현장 수십 m 주변까지 흩어져 있다고 전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승객과 승무원 등 44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했다고 비상사태부는 밝혔다. 생존자 가운데 7명은 승객이며, 1명은 여승무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들은 모두 페트로자보트스크 병원의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이 중 7명은 중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부분이 러시아인인 사망자 가운데는 국제회의에 참석하러 가던 스웨덴인 인명 구조대원 1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 = 수사 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블랙박스 2기를 확보해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원인으론 기상 악화와 공항 착륙 시설 고장이 꼽히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러시아 항공청을 인용해 여객기가 기상 조건이 악화한 상황에서 착륙을 시도하다 사고를 당했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인근 지역에는 짙은 안개가 끼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페트로자보트스크 공항의 착륙 시설 고장도 지적되고 있다. 사고기 소속사인 '루스에어'대변인은 "여객기가 착륙을 시도할 당시 공항 활주로의 (유도) 조명 시설이 꺼져 있었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이타르타스 통신도 옛 소련권 국가들의 민간항공기 운항을 담당하는 '국가간항공위원회(MAK)' 관계자를 인용해 사고 당시 착륙 유도 시설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여객기가 짙은 안개가 끼고 공항 활주로의 조명 시설까지 고장난 상태에서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하다 착륙 지점을 제대로 찾지 못해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 결함 등 다른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대변인 블라디미르 마르킨은 "승무원과 지상관제탑의 실수, 기술적 결함 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