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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간 군사정부가 계속된 미얀마에도 서구의 패션 바람이 불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19일 미얀마 양곤 현지발 기사에서 "미얀마의 폭압적인 정권이 권력은 강력하게 장악했을 수 있지만 `패션전쟁'에서는 패하고 있다"면서 미얀마의 대담한 패션 변화를 전했다.
양곤의 한 패션전문가는 한 마디로 "패션의 변화가 정치체제보다는 훨씬 더 빠르다"고 말했다.
미얀마는 국민을 외부 세계와 고립시켜 외부의 `자유' 사상 유입을 차단하면서 군정을 유지해왔다.
미얀마 군정을 대변하는 한 신문은 최근 "노출이 심한 옷과 같이 퇴폐적인 외국문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키려고 일거에 적절한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직도 학교나 관공서에서는 아웅산 수치 여사가 입는 전통적인 의상을 착용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은 외국 문화의 영향으로 화려한 색의 옷과 더욱 짧아진 치마가 유행하고 있다.
미얀마 군정은 2005년부터 `패션전쟁'에서 지기 시작했다고 일부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이 때 군정 지도자들은 수도를 양곤에서 밀림 지대의 네이피도로 옮기면서 가족들은 양곤에 그대로 뒀다.
장군인 아버지가 집을 떠나자 딸들은 곧바로 짧은 치마를 입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 군정이 지난 2000년 산업 육성 정책으로 인터넷과 위성TV를 허용하면서 한국 드라마가 열풍을 일으킨 점도 패션 변화의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1995년 양곤에 모델 회사를 차린 싱가포르 출신의 브라이언 제레미아는 그 때 만해도 "대부분 사람이 `모델'이 어떤 의미인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당연히 쇼핑몰과 패션잡지, 어깨끈이 없는 의상 등이 없었다.
그러나 현재 양곤에는 20개 이상의 쇼핑몰이 영업중이고, 나이트클럽도 많이 생겼고 수천명의 모델 지망생들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