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US오픈 골프대회는 1964년까지는 사흘 동안 열렸다.
지금은 72홀을 나흘간 하루 18홀씩 도는 방식이지만, 그때까지는 대회 첫째 날과 둘째 날 18홀씩 돌고 마지막 날에 36홀을 하루에 돌았다.
이런 경기 방식이 바뀐 것은 1964년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때 발생한 '사고'가 계기가 됐다.
1964년 대회 마지막 날 불볕더위 속에 출전자인 켄 벤추리(미국)가 36홀을 도는 동안 일사병에 걸려 탈진했다.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한 벤추리에게 의사는 "죽을 수도 있다"며 경기 포기를 권유할 정도였다.
그러나 벤추리는 "죽을 수는 있어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버티며 각소금 18개를 입에 넣고 플레이를 끝까지 계속했다.
결국 벤추리는 합계 2언더파 278타의 기록으로 토미 제이콥스(미국·2오버파 282타)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생애 처음 메이저대회 우승을 감격을 맛보았다.
당시 우승상금은 올해 우승상금(135만 달러)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고작 1만7천500달러였다.
US오픈을 주최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이 사건으로 선수들을 혹사한다는 논란이 일자 1965년 대회부터 72홀을 나흘간 18홀씩 도는 방식으로 바꿨다.
'골프의 완성'이란 제목의 골프교습서로도 유명한 벤추리는 80세의 나이에 콩그레셔널 골프장을 다시 찾아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소름이 돋는다"며 "지금은 선수들이 많은 돈을 벌지만 나는 그때의 경험을 어느 것과도 바꾸지 않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