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추락·유럽파 강세에 최강 지위 흔들
  • 16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골프대회인 US오픈은 최강을 자부하는 미국골프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작년 4월 마스터스에서 필 미켈슨이 그린 재킷을 입은 이후 미국 선수들은 1년 넘도록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지 못했다.

    작년에는 4대 메이저 대회 중 마스터스를 제외한 3개 대회에서 유럽과 남아공 선수들이 정상에 올랐다.

    US오픈에선 북아일랜드 출신인 그레임 맥도웰이 우승했고, 브리티시오픈에선 남아공의 루이 웨스트호이젠, PGA챔피언십에선 독일의 마르틴 카이머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올해의 상황은 미국에 한층 더 불리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간판스타인 타이거 우즈가 부상 때문에 이번 US오픈에는 아예 출전조차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계랭킹에서 우즈가 굳건히 지키던 1위 자리에는 작년 말부터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카이머,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등 미국 국적이 아닌 선수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4위에 스티브 스트리커, 5위에 미켈슨, 6위에 매트 쿠차 등 미국 선수들이 자리 잡고 있지만, 우즈가 버틴 3∼4년 전과 비교할 때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더욱이 유럽 쪽에서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마테오 마나셀로(이탈리아) 등 신예들이 무서운 상승세를 타면서 미국골프를 위협하고 있다.

    올해 들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찰 슈워젤(남아공)이 우승한 가운데 이번 US오픈에서도 유럽과 남아공 선수들은 미국 선수를 제치고 우승컵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슈워젤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큰 나라지만 세계는 미국보다 크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국은 1994년에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모두 놓친 적이 있다.

    당시 스페인 국적의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이 마스터스에서 우승했고, 남아공의 어니 엘스가 US오픈 정상에 섰다.

    또 짐바브웨의 닉 프라이스가 브리티시오픈과 PGA 챔피언십을 잇따라 제패했다.

    미국이 17년 전 수모를 다시 겪지 않으려면 이번 US오픈에서 우승하는 길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