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메드 공화국수비대 총사령관, 대통령궁서 업무
  •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반정부 부족의 포격에 다쳐 치료차 사우디 아라비아로 떠난 가운데, 대통령의 아들 아흐메드가 실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멘 최정예 군조직 공화국수비대의 총사령관인 아흐메드는 아버지 살레가 포격에 따른 부상 치료를 위해 지난 4일 사우디로 건너가자, 수도 사나의 대통령궁과 군 기지 내 대통령 집무실을 오가며 작전을 지휘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이는 대통령의 유고에 따라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맡고 있는 아브드 라부 만수르 하디 부통령이 자택과 국방부 내 부통령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흐메드는 또 대통령궁에 포격을 가한 하시드 부족의 본거지 알-하사바 지역에서 공화국수비대 병력을 철수시키라는 하디 부통령의 권고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흐메드는 오히려 최근 하시드 부족의 지도자 사디크 알-아흐마르의 집 주변에 탱크와 병력을 추가로 투입, 예멘 정부군과 하시드 부족 간에 체결된 휴전 합의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아흐메드로서는 아버지 살레가 사우디에서 치료를 마치고 귀국한 뒤 다시 권좌에 복귀할 수 있도록 군사력을 총동원하며 권력 누수를 막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살레 대통령의 귀국 시기는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주위의 진단이 엇갈려 현재로서는 추정하기 어렵다.

    사우디의 한 소식통은 AFP통신을 통해 살레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며 "폐와 호흡기 질환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며 "많은 예멘 장관들이 면회를 가고 싶어하지만 살레가 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살레의 건강상태가 나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사우디 관리는 살레의 건강은 양호한 상태라며 건강 악화설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살레 대통령은 지난 3일 하시드 부족의 대통령궁 포격 당시 가슴에 파편상과 함께 얼굴에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이 국내에 없는데다 군 총사령관인 아들이 건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살레 대통령의 퇴진 시기는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살레 대통령은 자신과 측근에 대한 사후 처벌을 면제받는 대신 조기 퇴진하는 내용의 퇴진 중재안에 대해 수용 방침을 밝혔다가 번복한 상태다.

    미국과 사우디는 살레 대통령의 부상 이후 권력에 대한 장악력이 약화한 정국을 활용해 그의 퇴진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지만, 예멘 집권당은 살레가 귀국하기 전까지 그의 퇴진과 관련한 어떤 협의도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