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건파 `중도' 모임 결성, 강경파 `좌클릭' 주장김효석 강봉균 우제창 의원 등 20여명 내달중 `생활진보모임'(가칭) 구성정동영 천정배, 민노당 진보신당 등과 야권통합 위해 더 좌로 갈 것 주장
  • 한나라당이 감세 철회, 반값 등록금 정책 등을 놓고 노선 갈등을 겪는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도 이념 대립이 재연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친(親)서민 드라이브로 중도층 잠식을 시도하는데 맞서 중도층을 더욱 두텁게 해야 한다는 온건파와 `좌향좌'를 통해 선명성을 부각, 한나라당과 확실한 차별화에 나서야 한다는 강경파가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노선 갈등이 여권발(發) 노선 투쟁을 기화로 다시 불붙는 조짐이다.

    `중도 개척이냐, 진보 강화냐'의 문제는 민주당의 내년 대선 승리 방정식은 물론 대선 후보 선출과도 연관된 사안이어서 당내 노선 갈등은 갈수록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 대표적 온건파로 꼽히는 김효석 강봉균 우제창 의원 등 20여명은 내달중 `생활진보모임'(가칭)을 구성, 중도층을 껴안을 수 있는 정책 노선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 모임은 무상복지 정책에 반기를 들었던 이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기존의 `민주정책포럼'을 확대, 재편한 것이다.

    김효석 의원은 24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민주당이 왼쪽으로 갈수록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 지지층이 겹치게 된다"며 "중원을 내주는 것은 대선 필패 구도"라고 말했다.

    반면 정동영 천정배 최고위원 등 강경파는 야권 통합을 위한 `좌(左) 클릭'을 주장하고 있다.

    천 최고위원은 "당내엔 말로는 `중도'라고 하지만 사실은 `보수'인 분들이 있다"며 "진정한 개혁노선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반값 등록금, 아동복지 정책 등 한나라당의 잇따른 노선 변경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며 공세를 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주장해온 반값 등록금 정책에 대해 그동안 한나라당과 정부가 얼마나 심하게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했었느냐"며 "정치적으로 어려워지니 국면전환용 친서민카드를 내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용섭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책의 생명은 신뢰다. 신뢰는 정책의 일관성과 실천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을 보면 표만 얻을 수 있다면 뭐든 바꿀 수 있다는 자세"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같은 공세의 이면에는 자칫 민주당의 트레이드 마크인 `친서민' 정책의 주도권을 놓쳐, 중도 지지층이 잠식당하지 않을까 하는 고심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