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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내 최대 계파 모임이었던 ‘함께 내일로’가 잠정 해체한 이후, 친이계 의원들이 17일 오전 회동을 갖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친이 직계 강승규·김영우·조해진·안형환 의원 등 20여명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여 각자 반성하는 시간을 갖은 뒤, 당 쇄신 방안과 내년 총선·대선에 대비한 민심 대책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펼쳤다.
회의 진행을 맡은 진 영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국민의 욕구를 반영하는데 게을렀다고 할 수 있고 열심히 했더라도 정치적 생산성이 떨어졌다”며 당이 처한 위기를 진단했다.
박준선 의원은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 청와대에 맡겨놓고 지역구만 왔다 갔다 하는 등 우리 초선 의원들도 게을렀던 측면이 있다”고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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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나라당 조해진의원 등 친이계 의원들이 모임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우 의원은 “지난 3년간 열심히 했지만, 특정인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지 않았나 반성한다”면서 “거대 정당에서 친박-친이 갈등을 극복하지 못한 것도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변인인 안형환 의원은 “작년에 6.2% 경제성장 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가장 빠른 위기탈출을 했다고 이야기해왔는데 그것이 (서민들) ‘염장 지르는’ 이야기인 줄 모르고 했다”며 “우리 스스로 국민을 몰랐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리고 안 의원은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 빼고 다 바꾸라고 했는데 우리도 한나라당의 가치 빼고는 다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연을 맡은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한나라당 내에서 상향식 공천 방안으로 거론되는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 “현역 의원을 바꾸기 어렵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강 교수는 “오픈 프라이머리는 현역 의원에게 유리한 제도로, 전국적으로 알려진 명망가가 아니면 (공천 받기) 어렵다. 당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혈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새 지도부 구성에 대해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가 중요하며, 변화의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젊은 후보’도 그런 방향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박근혜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되는 것도 방법이지만, 당권·대권이 차기 유력후보에게 넘어가면 긴장과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이 ‘좌·우 프레임’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했다. 강 교수는 “무상급식 주장을 좌파로 몰고, 현 정부 대북정책이 싫다고 하면 좌파나 종북주의자로 몰고 가는데 (이러면) 제대로 된 정책적 반대를 읽지 못한다”고 했다.
이날 회동에는 진 영 전여옥 조해진 권선동 임동규 김성동 원희목 배은희 김영우 장제원 김금래 강승규 안형환 손숙미 유정현 박준선 현경병 조진래 이춘식 김성회 강성천 의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 오전에 회동을 갖고 당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