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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번홀에 있을 때만 해도 이 대회는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나님이 도왔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제5의 메이저골프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최경주(41·SK텔레콤)는 15일(미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공식 인터뷰에서 숨 가빴던 추격전 끝에 극적으로 역전 우승한 과정을 소개했다.미국 캘리포니아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 TPC에서 연장전 끝에 극적인 우승을 차지한 최경주는 데이비드 톰스(미국)에 1타 차로 추격하던 16번홀(파5)을 가장 인상 깊었던 홀로 꼽았다.
16번홀에서 최경주의 티샷은 페어웨이 왼쪽으로 훨씬 벗어난 곳으로 날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볼이 나무를 맞고 길지 않은 러프 지역에 떨어져 한숨을 돌렸지만 최경주는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노리지 못하고 페어웨이로 레이업해야 했다.
동반 플레이를 펼치던 톰스는 티샷을 페어웨이에 잘 올려놓아 이변이 없는 한 우승을 차지할 것처럼 보였다.
최경주는 "이 때 내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기는 힘들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캐디 앤디 프로저가 최경주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프로저는 최경주에게 "걱정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다음 샷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고 격려했다.
프로저의 예언이 적중했는지 톰스의 두 번째 샷은 그린에 올라가지 못하고 워터 해저드에 빠져 버렸다.
최경주도 이 홀에서 짧은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해 파에 그치기는 했지만, 톰스는 보기를 적어내 최경주에게 반격의 빌미를 제공한 홀이 되었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프로저와 호흡을 맞춰온 최경주는 "앤디(프로저)는 내 아내이자 가족이자 형제"라며 "내가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언제나 농담과 긍정적인 격려로 즐겁게 해준다"고 우승의 공을 캐디에게 돌리는 겸손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