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톰스와 업치락뒤치락.. 통산 8승
  • 뒤에서 요란한 캐터필라 소리가 따라오는데도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

    '코리안탱크' 최경주의 끈질긴 추격에 침착하기로 정평이 있는 데이비드 톰스도 무릎을 꿇고 말았다.

    최경주(41·SK텔레콤)는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 코스(파72·7천215야드)에서 열린 제5의 메이저대회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공동선두에서 4위를 오르내리며 대추격전을 펼친 끝에 합계 13언더파로 데이비드 톰스와 동타를 이뤄 연장 첫번째 홀에서 승리, 3년4개월만의 우승 갈증을 한꺼번에 풀었다.

    최경주의 인상적인 추격전은 3라운드서부터 시작됐다.

  • 14일 악천후 탓에 3라운드 경기가 순연됐을 때 10번홀까지 마친 최경주의 순위는 공동 5위.

    그러나 15일 새벽 속개된 3라운드 남은 홀에서 2타를 더 줄여 데이비드 톰스와 함께 공동 2위로 뛰어올라 2타 앞서 있던 단독선두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과 함께 챔피언조에 편성돼 4라운드를 맞았다.

    4라운드는 최근 3~4년 사이 '탱크'최경주의 진가가 가장 인상적으로 발휘된 라운드였다.

    챔패언조의 세 선수 모두 긴장한 탓인지 위기가 찬스가 되고, 찬스가 위기가 되는 반전의 게임이 이어졌다.

    단독 선두였던 맥도웰은 PGA선수 증 흔들리지 않기로 유명한 데이비드 톰스와, 매의 눈과 황소 같은 힘으로 몰아붙이기로 유명한 최경주의 추격에 스스로 무너져 게임은 최경주와 톰스와 대결로 압축되었다.

    첫홀에서 버디를 잡아 산뜻하게 출발한 최경주는 5번홀 보기, 10번홀 버디, 11번홀 보기로 스코어를 줄이지 못했으나 그레임 맥도웰의 난조로 데이비드 톰스와 선두경쟁을 펼쳤다.

    한때 공동선두에 오르기도 했으나 톰스가 타수를 줄이며 앞으로 치고나가 3타 차이까지 벌어졌으나 후반 13번 파3홀에서 극적인 버디를 하면서 두 타 차이로 바짝 추격했다. 이후 두번의 버디 기회가 있었으나 놓쳐 톰스의 승리가 굳어지는 듯 했으나 17번 홀에서 톰스가 보기를 하는 틈을 타고 귀한 버디를 낚아 한 타 차이로 앞서기 시작했다.

    18번 홀에서 최경주가 파에 그치는 사이 데이비드 톰스가 과감한 승부수로 핀에 볼을 붙여 버디를 낚으며서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첫번째 연장전 홀은 파3 17번홀.

    최경주가 먼저 티샷한 볼은 온 그린에 실패했고 톰스의 티샷은 버디를 노려볼 수 있는 거리에 떨어졌다. 최경주는 굴리는 어프로치샷으로 파가 무난한 거리에 붙였고 역전을 노린 톰스는 내리막 퍼트를 과감하게 했다.

    홀로 향하는듯한 볼은 홀을 빗겨 최경주의 볼보다 먼 거리에 멈췄다. 평소 같으면 파세이브가 무난한 거리였으나 침착하기로 정평이 있는 톰스는 우승에 대한 압박감을 못이긴듯 짧은 파 퍼팅을 놓쳤고 최경주는 자신있는 퍼팅으로 홀인한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2008년 1월 소니오픈 우승 이어 3년4개월만에 맛보는 우승이었다. 그것도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대회에서의 우승이라 최경주의 기쁨은 최고조에 달했다.  상금도 171만달러로 많아 상금랭킹도 상위권으로 수직상승했다. 승수도 통산 8승으로 늘렸다.

    PGA투어 홈페이지등 미국 언론들은 "최경주가 한국선수 중 가장 큰 승리를 거두었다"며 "최대의 41세 생일선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