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오 특임장관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이 장관은 지난 6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자신이 지지하던 안경률 후보가 패배한 뒤 입을 굳게 닫았다. 그의 침묵은 15일로 열흘째다.

    거의 매일 현안이나 현장 방문시 느낀 소회를 적어 올리던 트위터에서의 글쓰기도 중단한 상태다. 6일 오전 "지하철 출근길에 만난 중소 청소용역회사 대표의 명함을 받았다"는 글이 마지막이다.

    다만 일부 측근 등을 통해 "배신당하는 것은 한번으로 족하다", "희생양이 직업은 아니지 않느냐", "SD(이상득 의원)에게 배신당했다는 이야기를 한 적 없다"는 말을 한 것으로만 알려졌을 뿐이다.

    또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다양한 관측에 대해 장관실을 통해 "특임장관직 사퇴 의사가 없다"고 밝혔을 뿐 본인이 직접 언론에 입을 연 적은 없다.

    그는 이 대통령이 귀국한 15일에도 평소처럼 지역구에 머물면서 주민들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휴대전화를 꺼놓고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장관이 이날 이 대통령을 면담할지 주목했다. 그러나 한 측근은 "곧바로 만난다고 해답이 나오겠느냐", "조금 시간을 봐야지"라고 말했다.

    이 장관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그가 장고 끝에 어떤 화두를 제시할지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나라당내 상황의 유동성이 높아진 점을 그의 고심이 길어지는 원인으로 보고 있다.

    4.27 재보선 패배와 5.6 원내대표 경선을 전후해 고조됐던 책임론과 당권·대권 분리기간(1년6개월) 개정 논의가 제기되고 있는 당내의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