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관, 당 복귀 ‘시기조절’…계파별 입장차 뚜렷‘왕차관’ 박영준 지경부 차관, 내년 총선에 ‘올인’?
  • ‘왕의남자’ 이재오 특임장관의 장관직 조기사퇴설이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 장관은 17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거취와 관련해) 별 변화가 없다”고 밝혀 당장의 사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왕의 남자’가 국회 입성을 두고 설왕설래 하고 있는 동안 ‘대군의 남자’인 박영준 지경부 차관은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의사를 밝혔다.

    정치권은 이 장관의 당 복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원내대표 경선이후 비주류로 전락한 친이계(친이명박)는 이 장관이 조속히 당에 복귀, 7‧4 전당대회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다만 한나라당이 쇄신바람을 타고 주류-비주류 교체가 단행되고 있는데다가 여야 모두 새로운 지도체제가 형성되고 있어 시기를 두고 계파별로 관점을 달리하고 있다.

    이 장관의 한 측근은 “이 장관이 예상보다 오래 장관직을 유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대통령과 조율을 통해 당 복귀 시점을 정할 것”이라 밝혔다. 이어 “당에 복귀한 뒤에도 당 화합에 부담주지 않는 선에서 낮은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 ▲ '왕의 남자' 이재오 특임장관(왼쪽)의 당 복귀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박영준 지식경제부 제2차관(오른쪽)은 지난 15일 사의를 표하고 내년 총선 레이스를 시작했다. 박 차관은 고향인 경북 칠곡 또는 대구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연합뉴스
    ▲ '왕의 남자' 이재오 특임장관(왼쪽)의 당 복귀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박영준 지식경제부 제2차관(오른쪽)은 지난 15일 사의를 표하고 내년 총선 레이스를 시작했다. 박 차관은 고향인 경북 칠곡 또는 대구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연합뉴스

    반면 현 정권의 실세가 장관직을 던지고 당에 복귀하는 것은 사실상 ‘당 장악’을 위한 것 아니겠냐는 격양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이처럼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는데 책임있는 사람들은 모두 자중해야 한다”면서 “당 지도부 사퇴로 일단락 될 문제가 아니다. 이 장관이 지금 움직인다면 당 장악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계파갈등이 또다시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친박 의원은 “이 장관이 역할을 하면 할수록 당을 더 어렵게 만든다”면서 “이 장관은 당분간 자숙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남자, 이상득 의원 직계인 ‘대군의 남자’인 박영준 지경부 제2차관은 지난 15일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사퇴 의사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박 차관은 청와대 참모나 정부의 다른 부처로 옮기는 등 다른 공직을 맡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즉 청와대와의 사전조율을 거쳐 사의를 표명했다는 의미이다.

    박 차관은 앞서 11일 기자간담회를 자처, 총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변화나 도전에 주저하거나 두려워한 적 없다”며 “여건과 상황 변화가 오면 개인적 결단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출사표였다. 이어 그는 “일을 많이 벌려놨는데 수습하면서 내실을 챙기는 차관이 왔으면 좋겠다”고 후임 차관에 대한 바람까지 밝혔다.

    아울러 박 차관은 고향인 경북 칠곡 또는 대구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