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보낸 안경률 후보 낙선에 여권 입지 위축될 듯이상득계 표도 황우여 의원에 몰려…친이계, 분화되나
  •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로 황우여 의원(4선·인천 연수구)이 선출되면서 이재오 특임장관의 입지가 급격히 위축될 전망이다. 이 장관은 친이계(친이명박)의 대표모임인 ‘함께 내일로’의 대표인 안경률 후보를 지지해왔다.

    이 장관은 이번 경선에서 안 후보의 당선을 낙관해 왔다. 현 정권의 실세인 이 장관은 경선을 앞두고 상당수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안 후보의 지지를 당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재보선을 전후로 친이계 결속 모임도 잇따라 갖고 결속을 강조했으나 끝내 표 이탈을 막지는 못했다.

    앞서 황우여 후보는 1차 투표에서 64표를 얻어 58표에 그친 안 후보를 꺾고 1위로 결승에 진출했고, 2차 결선투표에서는 26표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 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투표다.

    이 장관은 당초 경선 개입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투표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측근인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도 불참할 예정이었으나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제주도 일정을 일부 취소, 투표장에 나타났다.

    이 장관은 결선투표까지 마친 뒤 제주 평상포럼 특강을 위해 투표장을 떠나 이동 중에 선거 결과를 통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 측 인사들은 이번 경선 결과에 대해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한 측근은 “당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원론적인 수준의 언급만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경선 결과를 이 장관의 당내 영향력 약화로 보고 있다. 지난해 특임장관 취임 이후 주력해 온 개헌론도 더욱 힘을 잃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한 이번 경선 1차 투표에서 친이상득계인 이병석 의원을 지지했던 33표의 대부분이 황 의원에게 간 만큼 이재오계와 이상득계가 완전히 돌아선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 장관이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참패하면서 여권 내 입지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향후 비대위원장 당대표 선출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