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의 벽이 무너졌다”

“드디어 한나라당 해결의 단초를 열었다.”

한나라당의 원내 지휘봉을 잡게 된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 6일 당선 직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제 계파라는 옛 모습을 벗어버리고 통합과 화합이라는 새 비전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계파에서 골고루 표가 모이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이 분위기를 확대해 화합의 장을 만드는 동시에 시대정신을 정확히 진단해 국민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원내대표단 구성에 대해선 “필수적인 세 명 정도만 이주영 신임 정책위의장과 논의해 정하고 나머지는 경쟁을 하더라도 ‘인재풀’을 동원, 적재적소에서 의원들이 다 일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지 여부를 떠나 선입견은 전혀 없으며 한 명이라도 더 좋은 분 모실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권-대권 분리 규정 개정’과 관련해 “당헌·당규 개정특별위원장을 해본 경험상, 대선이 다가오면 대선 관련된 규정을 손대기가 어렵다”며 “당권-대권 분리는 아주 어렵사리 채택한 당의 원칙이고, 선진 정당의 한 모습이다. 그래서 종전의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도 분명 있다”며 부정적 의사를 나타냈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선 “오랜 경험 가진 당의 원로와 중진, 참신하고 진취적인 소장그룹, 당에서 요구가 있을 시엔 외부인사도 거부할 필요 없지 않나”라며 “열린 생각으로 최상의 팀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번 원내대표 경선의 의미는

“선거 결과에 나도 놀랐다. 모든 계파의 표가 골고루 모였다. 혈혈단신으로 몇몇 사람과 의논한 것이 현실이 됐다. 우리 의원들이 계파라는 성에서 나와 통합과 화합의 광장을 만들자는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 회전문 인사에 대한 비판이 있는데 개각에 대한 견해는

“인사권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다. 국민이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좋은 인사, 폭넓은 인사가 되기 바란다.”

-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처리 방침은

“야당과 충분히 협의를 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모니터링하며 시기를 조절하겠다.”

- 야당이 물리력을 동원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몸싸움하지 않는 국회도 중요하지만 일하지 않는 식물국회도 문제다. 그러나 최선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합의안을 도출하는 것이다.”

- 추가 감세에 대한 견해는

“서민이 어려운 만큼 대기업이 더 큰 부담을 할 필요가 있다. 또 (감세하지 않아) 남는 부분은 국제 경쟁력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어려움을 겪는 지역에 나눠줄 필요가 있다.”

<프로필>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는 인천 출신으로 제물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서울지법 부장판사, 헌법재판소 헌법연구부장 등을 거쳐 15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선대위의장을 맡으면서 비서실장으로 발탁, 정계에 입문했다.

15대 국회에서 전국구로 금배지를 단 뒤 16대 총선부터 내리 3번 인천 연수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17대 국회 전반기에는 교육위원장으로서 당시 열린우리당이 추진한 사학법 개정안의 통과를 저지했다. 사회 전반의 인권보호, 특히 북한의 인권 문제에도 관심이 깊다.

2006년 출범한 강재섭 전 대표 체제에서 1년여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친이-친박 계파간 물밑조율을 자임, 경선룰을 만드는 등 대선후보 경선을 관리했다. 이어 2009년 원내대표 경선에 친박계 최경환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계파 색채가 엷은 중립 성향으로 분류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취미는 등산과 검도. 모나지 않고 부드러운 성품으로 일처리가 꼼꼼하고 치밀하지만 다소 추진력이 약하다는 평도 따른다. 지난 2006년 세상을 떠난 부인 고(故) 이선화씨 사이에 1남2녀.

▲사법고시 10회 ▲서울지법 부장판사 ▲감사원 감사위원 ▲한나라당 정책위부의장 ▲국회 교육위원장 ▲당 인천시당위원장 ▲당 사무총장 ▲국회인권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