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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을 이틀 앞두고 20대 2명이 투병 중인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자신의 간 일부를 떼주려고 나란히 수술대에 올랐다.
6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부터 최성훈(23)씨와 오동규(23)씨가 각각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간을 이식해주기 위한 수술을 받고 있다.
최씨의 아버지(50)는 10년 전 B형간염과 간경화 진단을 받았고 지난해부터 증세가 나빠져 하루 빨리 간이식 수술을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상태였다.
아버지는 간을 떼주겠다는 최씨가 큰 수술을 받고 배에 상처가 생기는 것이 싫어 수술을 포기하려고도 했지만 "평생 가족을 위해 힘들게 일하신 아버지가 건강을 다시 찾을 수만 있다면 그 정도 고통은 참을 수 있다"는 최씨의 설득에 수술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지난해 8월 대학을 졸업하고 기계 관련 회사에서 일했던 최씨는 8개월 동안 번 돈을 모두 수술비에 보태기도 했다.
최씨와 동시에 수술을 받고 있는 대학생 오씨는 20년 전부터 간경화를 앓다가 두 달 전 간암까지 발견된 어머니 남모(56)씨에게 간을 이식해주기로 결심하고 길게는 12시간까지 걸리는 대수술을 받고 있다.
수술을 집도하고 있는 이 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 이승규 교수는 "자신의 몸에 평생 남을 상처를 아랑곳하지 않고 부모를 위해 기꺼이 수술대에 오르는 자녀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1997년부터 지금까지 생체 간이식 2천598건 중 절반이 넘는 1천334건이 아들이나 딸이 부모에게 간을 이식해준 사례"라며 "사회가 각박해지며 부모와 자녀 사이가 멀어지고 있다고들 하지만 '효의 나라'답게 자기 간의 일부를 내놓는 효자도 많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