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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때문에, 감투 때문에
‘일확천금’이라는 옛글이 있습니다. ‘단번에 큰돈을 번다’는 뜻인데, 좋은 뜻으로 쓰이는 경우는 없는 것 같고 다만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날뛰다가 결국은 알거지가 되었다”는 등 좋지 않은 뜻으로 풀이가 됩니다. 돈이 필요하고 좋은 것이기는 하지만 ‘벼락부자’의 말로가 좋지 않은 것은 동서를 막론하고 한결같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3대가 계속 재벌인 집안이 흔하지는 않습니다.“열흘 붉은 꽃이 없고 십년 가는 세도가 없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백일홍은 붉게 피는 꽃이 백일은 간다하여 그 꽃나무에 그런 이름이 붙었겠지만 매우 드문 일입니다. 키이츠라는 영국시인은 “눈물 짓지마. 눈물 짖지마. 꽃은 새해에 다시 피려니” (Shed no tear, O shed no tear : The flower will bloom.)라고 노래했습니다.
백화가 만발하여도 곧 다 떨어지는 법이고 그 꽃들은 내년 봄에 다시 필 때에나 보게 되는 것이지만, 인간의 권력은 한번 잃으면 다시 잡기 어렵습니다. 엘바섬에 망명했던 나폴레옹이 다시 권력을 잡고 황제의 자리에 올랐으나 그 권력은 100일 밖에 가지 못해서 ‘백일천하’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그는 센트 헬레나라는 외로운 섬에 유배되어 불행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나의 80년 인생에 엄청난 큰돈을 짧은 세월에 긁어모았다 망하는 사람들을 여럿 보았고, 분에 넘치는 높은 자리에 올라 비상한 방법으로 큰 권력을 거머쥐었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불행한 사람들도 여럿 보았습니다. 쉐익스피어는 그런 인간들의 대표로 맥벳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골라 <맥벳의 비극>이라는 유명한 작품을 만들어 오늘도 많은 독자와 관객을 감동시키고 있습니다.
돈과 명예라는 거품 같은 것들을 위하여 진실한 사랑과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희생시키는 자는, 따지고 보면 지극히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