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이준열사 이후 104년만의 특사

이명박 대통령 특사로 유럽을 방문중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각) 2박 3일간의 네덜란드 방문일정을 마치고 두 번째 방문국인 포르투갈로 향했다.

박 전 대표는 네덜란드 방문 기간 중 14개에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베아트릭스 여왕을 접견한데 이어 전ㆍ현직 고위 정치인 4명도 만나 양국 우의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또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과 권오곤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부소장도 만나 격려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헤이그의 한국 대사관저에서 오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날 베아트릭스 여왕 예방 때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동계올림픽의 평창 유치를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베아트릭스 여왕은 "왕세자가 국제올림픽기구(IOC) 위원으로 평창도 다녀왔는데 좋은 인상을 가졌다고 들었다"며 "여수박람회에는 하멜 표류기 원본을 가지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 전 대표는 전했다.

두 사람은 새만금 농업전용용지에 첨단농업 국가인 네덜란드가 협조할 부분이 많은 만큼 양국이 긴밀하게 협조하자는데도 의견을 모았다고 박 전 대표는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예방 당시 네덜란드 국가색인 오렌지색과 비슷한 겨자색 재킷을 입었고 '여왕의 날'인 30일에도 기념일을 축하하는 의미로 오렌지색 머플러를 두르는 등 성의를 다했다.

박 전 대표는 헤이그에 있는 이준 열사 기념관 찾았다. 이항기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이준 열사가 1907년 대한제국 특사로 온 이후 박 전 대표가 104년만에 대한민국 특사로 네덜란드를 방문했다"고 사의를 표했다.

박 전 대표는 기자들에게 "1907년엔 나라를 빼앗긴 마당에 (헤이그 만국박람회에) 입장도 안시켜줘 그분들 심정이 터질 것 같았을 것"이라며 "100년이 지난 후 우리 모습에 여러 감회가 새로웠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농업분야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29일 훼어하헨 경제농업혁신부 장관을 만나 '농업 혁신'에 대해 의견을 나눈데 이어 30일에는 숙소인 클라우스 호텔에서 열린 '네덜란드 선진농업 현황 워크숍'에서 현지연수 중인 농업진흥청 관계자를 상대로 "옥수수나 다른 작물에서 확실하게 식량자급률을 올린다면 쌀농사를 짓던 분들도 다른 작물로 바꾸거나 미래를 정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등 8개의 농업 관련 질문을 던졌다.

박 전 대표는 기자들에게 "농업에 대해 관심이 많다. 네덜란드는 농업 관련 R&D(연구개발)도 많이 하고 규모화도 상당해 우리가 참고할 게 많다"면서 "세계 굴지의 농업국가가 된 네덜란드처럼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게 우리 농업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1일 동포간담회 겸 만찬을 시작으로 포르투갈 특사 일정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