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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선원 4명을 태운 싱가포르 선적 화학물질 운반선 ‘MT제미니호’가 지난 30일 케냐 인근 해역에서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피랍됐다.
선사인 ‘글로리 쉽 매니지먼트’는 1일 성명을 내고 “25명이 탑승한 화학물질 운반선 ‘MT 제미니(Gemini)호’가 30일 오전 7시 33분(한국시각 오후 1시33분)께 케냐 해역을 지나던 중 해적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이 선박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MT 제미니호’에는 한국인 4명, 인도네시아인 13명, 미얀마인 3명, 중국인 5명이 타고 있다.
싱가포르 항만청(MPA)도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해당 선박이 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 또한 1일 오후 9시 20분 “해적에 피랍된 싱가포르 선박에 타고 있는 선원은 25명이며 그 중 4명은 한국인임을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선사 측은 피랍 선박(2만1,000톤 급)이 지난달 16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서 야자유 2만8,000㎥을 싣고 케냐 몸바사로 향하는 중이었다며 피랍된 뒤 소말리아로 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선사 측은 성명에서 몸값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피랍 선박의 석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모든 유관기관으로부터 선박의 상황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통보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이날 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싱가포르 정부와 접촉하며 선원들의 안전한 구출 협의에 나섰다. 외통부는 본부 재외동포영사국에 사건대책본부, 주싱가포르 대사관과 주케냐대사관에 각각 현지 대책반을 꾸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선사가 싱가포르 소속이기 때문에 싱가포르가 협상을 주도할 것"이라면서 "주싱가포르 대사관을 통해 싱가포르 정부에 선원들을 신속하게 구출해달라고 요청했고 싱가포르 측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정부에 따르면 아직 해적으로부터 연락은 없으며 선원들의 피해도 파악된 내용이 없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MT제미니호'가 피랍된 곳은 케냐 몸바사항에서 남동쪽으로 200마일(약 321㎞) 부근이며 한국인 4명은 선장 박모(56)씨를 포함해 모두 싱가포르의 선사인 글로리 십매니지먼트사에서 일해 왔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정부는 싱가포르측과 해적 간 협상 과정을 지켜보기로 했고 구출작전은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아직 우리 군이 관여할 사항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청해부대 최영함은 현재 아덴만 해역에서 충무공이순신함과 임무 교대를 위한 준비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해적에 피랍된 선박 구출작전은 선사 국적 정부의 요청이 없을 경우 함부로 나설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