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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판 국회,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의 좌장이자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제도 도입과 관련, “효율성은 차치하고라도 난잡한 국회를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필리버스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남 의원은 26일 <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모든 것을 속전속결과 효율성으로만 본다면 필리버스터는 비효율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필리버스터 도입을 반대하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는 “수많은 갈등이 존재하는 현 국회의 상황에서는 효율성보다는 ‘양보’를 통한 소통이 더욱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필리버스터 도입 당위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우리나라 의회의 현재 모습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필리버스터가 극단적 당파성이 강한 국회에서 소통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 의원은 “여야 사이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갈등에 비춰볼 때, 합의를 바탕으로 정상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면서 “이해가 엇갈리는 소수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 적용하고 이를 통해 야권을 차차 설득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다수라고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니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게 되고,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폭력사태가 발생, 국회가 난장판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1939년에 만들어진 프랭크 캐프라 감독의 영화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를 예로 들었다.
남 의원은 “이 영화를 보면 필리버스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여야 간 힘 싸움으로 난장판이 된 미국 의회도 필리버스터를 도입했고, 필리버스터를 끝내려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의결을 받도록 해 여당이 끊임없이 야당과 접촉해 설득을 벌이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같은 조건이라는 부연이다.
그는 “5분의 3 기준인 180석을 얻기 위해서는 다수당이 과반의석(150석)보다 30석을 더 얻기 위해 야당을 설득할 것이고, 이러한 가운데 ‘양보’를 중심으로 한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번 한-EU FTA 비준안 처리에 대해서도 “제가 지금 야당의 요구를 적극 받아주고 있는 것도, 누차 양보를 하게 되면 (야당이) 나중에는 안받아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이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면서 “결국 설득과 양보를 통해 몸싸움이 일어날 상황을 만들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미국 하원에서도 필리버스터를 없애버렸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상 없어진 것이 아니다. ‘위원회 심사 배제’ 제도로 바뀌었을 뿐이다. 하지만 결국 골자는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상향식 공천 개혁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남 의원은 “공천권이 대통령과 당 대표에게 집중돼 있다 보니 의원들이 권력을 따라가는 것이고, 이러한 과정에서 여야간 몸싸움이 발생하게 된다”면서 “공천 개혁을 통해 의원들이 소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하면 몸싸움도 자연히 사라지게 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외국과 같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상임위에 넣어 1년 내내 예산을 들여다보고, 조정할 수 있도록 하면 연말 여야가 대립하는 일이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