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硏 기관장 인사 연기후 2차관 소속 한양대 교수 등 3명 선임
  • 교육과학기술부가 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 기관장 인선 일정을 '인사 검증' 이유로 2주 늦춘 뒤 기관장 선임 주체인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진을 대거 교체했다.
    25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교과부는 지난 22일자로 연구회 신임 이사에 김우승 한양대 교수, 최순자 인하대 교수, 김영순 명지대 연구부총장 등 3명을 선임했다.
    임기가 끝난 윤광준 건국대 교수, 최규홍 연세대 명예교수, 김동호 연세대 교수의 후임 인선이라는 설명이다.

    신임 김우승 이사는 연구회 당연직 이사인 김창경 교과부 제2차관(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현재 휴직)이 소속된 한양대의 기계공학과 교수로 산학기획처장을 맡고 있다.
    최순자 이사는 인하대 생명화학공학부 교수로 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이자 사단법인 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이다. 2008년에는 한나라당 제18대 국회의원 후보(비례대표)로 나서기도 했다.
    명지대 연구부총장인 김영순 이사는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이론 원자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기초기술연구회 이사회는 이사장(현 민동필)과 교과부·기재부·지경부·국토부 차관 등 당연직 4명, 선임직 8명 등 모두 13명의 이사로 구성된다.

    과학기술분야 출연연 등의 설립·운영·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 16조에 따르면, 연구회 선임이사는 감독관청의 장(교과부 장관)이 산업·연구·학계로부터 추천받아 임명한다. 이사 임기는 3년이며 비상근 형태로 활동한다.
    연구회 이사회는 연구회 및 산하 13개 출연연의 사업계획·예산·결산·임원선임·경영목표·기관평가 등을 심의·의결한다.

    기관장 등 출연연 임원 인사는 연구회 이사 13명이 투표 형식으로 결정하게 된다.

    현재 연구회 이사회는 생명공학·항공우주·천문·해양·기초과학지원 등 5개 연구원의 후임 원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연구회는 공모를 통해 이미 지난 5일 기관별로 3명씩 후보를 추렸고, 당초 이들을 대상으로 19~20일 이사회 면접을 거쳐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교과부가 돌연 지난 14일 법률·규정상 권한에 없는 '후보 인사 검증'을 이유로 기관장 인선을 2주 연기하라고 통보, 신임 기관장 인사는 5월 초로 미뤄졌고 정부의 출연연 인사 개입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이처럼 정부 의지대로 인사가 늦춰지고 곧바로 인사 주체인 3명의 연구회 이사까지 바뀜에 따라, 또 한 차례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3명의 연구회 이사 가운데 정부 측 당연직 이사 4명이 출연연 기관장 선임 표결에서 한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큰 가운데, 선임직 이사 8명 가운데 3명의 교체가 표결 구도에 큰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과학기술단체 관계자는 "교과부의 무리한 기관장 인사 일정 연기가 연구회 이사 교체 시점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굳이 출연연 전반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신임이사에게 선임 1~2주 만에 기관장 선출 투표를 맡기려는 의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