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검찰 수사하니 돌아오는 건 사표 뿐”깡패 때문에 국회의원 된 사연
  •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사진)은 15일 상명대학교에서 특강을 갖고 학생들에게 “더 큰 세상을 위해 정의롭고 바르게 살라”고 당부했다.

    홍 최고위원은 이날 검사 재직 시절 일화를 적나라하게 소개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당시 검찰총장의 부정한 청탁을 거절하고 고위급 관계자들이 연루된 사건을 수사하면서 심한 외압을 받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좌천까지 당하면서 광주로 내려가 깡패들을 잡아넣기 시작했고 그러던 중 석궁테러, 납치·살해협박을 받았다”면서 “그러니깐 못 견디겠다며 광주 깡패들이 로비를 통해 나를 다시 서울로 올려보냈다”고 말했다. 

    홍 최고위원은 “이러한 일들이 알려지면서 SBS 드라마 ‘모래시계’가 나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후 1993년 서울지검으로 올라와 유명한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하면서 고등검사장, 경찰청장, 안기부 기조실장, 정계 거물을 구속시키게 됐다”면서 “이 사건을 수사할 때도 검찰청장이 공개적으로 하지 말라고 지시했지만 거부했다”고 말했다.

    홍 최고위원은 “그렇게 부정한 조직 상관들을 수사하고 난 뒤 검찰의 명예가 훼손됐으니까 나가라고 강요를 받았다”라며 “그래서 1995년 10월 초 사표를 쓰고 시골로 내려가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엔 앙갚음을 하겠다며 행패를 부리는 깡패들이 문제였고, 이 일은 그가 정치계로 입문하는 계기가 됐다.    

    홍 최고위원은 “검찰 그만두고 힘이 없어지니깐 광주와 서울에서 잡아넣은 깡패들이 매일 사무실로 찾아와 온갖 협박을 했고 안 되겠다 싶어 1996년 총선에 출마를 하게 됐다”면서 “내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내가 살기 위해 국회의원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요즘 검사들은 배짱도, 배포도, 용기도 없다”라면서 “정의롭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면 좀 무거울 수 있으니, 여러분들은 다소 자신의 것을 양보하더라도 남을 위해 배려하고 원칙과 신의에 반하는 일을 절제하면서 바르게 살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