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실리콘밸리서 400억원대 반도체 강도 일당 체포가볍고 부피가 작으면서도 가격 비싸
  • 말 타고 총들고 은행 터는 '무법자' 은행강도는 미국 서부영화에 단골로 등장한다. 그런데 트럭타고 총들고 나타나 반도체 공장을 터는 '21세기형 무법자'가 미국 서부에 나타났다. 

    반도체 칩이 무게도 가볍고 부피도 작은 데 반해 값이 상당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에는 수많은 반도체 회사들이 모여 있어 이같은 반도체 도둑들이 오래 전부터 기승을 부려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들의 범죄 규모와 수법이 점점 대형화하고 있다. '단순 도둑형'에서 '서부영화식 무장 강도형'으로 양태가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뉴스에 가장 정통한 일간 산호세 머큐리뉴스는 반도체 조립공장에 침입해 3천700만 달러(한화 403억원 상당)어치의 반도체 칩을 강탈한 무장강도 일당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샌타클라라 카운티 지방검찰 첨단범죄 테스크포스는 지난 2월27일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소재 반도체기업 유니젠에 총을 들고 침입해 반도체 칩을 훔쳐 달아난 지저스 메라즈 주니어(25) 등 일당 5명을 체포했다.

    이들이 강탈한 칩은 중앙처리장치 반도체(CPU)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인 인텔이 만든 플래시 메모리 칩으로 무려 170만개가 강탈당했다는 것이다. 이 칩들은 구글에 납품될 예정이었다.

    이들 무장강도단은  서부영화처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총을 든 12~15명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대형트럭을 타고 일요일이었던 2월27일 오전 8시40분 유니젠 공장에 침입해 정문 경비원 5명을 무장 해제시킨 후 빈 방에 가둬놓고 컴퓨터칩이 담겨 있는 100여개의 박스를 강탈해 달아났다.

    산호세 머큐리 뉴스는 강탈당한 반도체 칩 가운데 일부는 이미 아시아지역으로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사법당국은 이들 칩의 판매를 도와주는 조직을 포함한 공범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당 5명은 유죄가 확정될 경우 무장강도와 납치 등 혐의로 종신형에 취해질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