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밤 미얀마서 진도 6.8 강진…최소 10여 명 사망지각판 경계·충돌지점과 거리 먼데도 지진 발생해 공포
  • 일본 대지진에 이어 미얀마에서도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자 국민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일본은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한다지만 미얀마는 필리핀 지각판의 경계지역에서도 멀리 떨어진 곳이라 한국도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이 커진 것이다. 한국은 과연 안전할까.

    일본 대지진과는 다른 미얀마 지진

    지난 24일 오후 8시 25분(한국시각 22시 55분) 미얀마 북동부 네피도 지역의 북동쪽 410km 지역에 진도 6.8의 강진이 발생, 미얀마 동북부 샨주의 타치레이크와 타르핀에서는 산사태가 일어났고 건물이 무너져 최소 1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얀마와 인접한 태국 일부 지역에서도 담이 무너져 여성 1명이 사망했다.

    美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미얀마 지진의 진앙지는 치앙라이 북쪽 90km 지점과 치앙마이 북동쪽 235km 지점”이라고 밝혔다.

  • ▲ 세계 주요 지각판의 모습. 센다이 대지진은 지각판의 경계지역에서 발생했다.
    ▲ 세계 주요 지각판의 모습. 센다이 대지진은 지각판의 경계지역에서 발생했다.

    한편 미얀마 지진 소식에 일각에서는 ‘지난 번 일본 대지진으로 이동한 필리핀 지각판이 제 자리를 찾으면서 또 한 번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더니 그 말이 맞았다’며 한국에서도 대지진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한반도에서의 대지진 가능성에 대한 명확한 의견은 아직 없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본, 아이티, 칠레 등 대지진을 겪은 국가들이 ‘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위치해 있고, 일본 동북부 대지진은 서로 밀어내고 있는 4개 지각판의 경계지점에서 발생했다는 점 등을 들어 일단 한반도에서의 대지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미얀마 지진이다. 진도 6.8이면 그리 큰 지진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동일한 지진이 국내 수도권에서 일어날 경우에는 사망자가 수백 명 넘게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지진이 지각판끼리 경계를 이루고 있는 지역이나 지진대가 아닌, 인도차이나 내륙지역에서 발생한 것 때문에 사람들은 기존 지질학계의 설명을 믿지 않고 있다.  

    한반도 땅 밑에 ‘지진의 눈’ 있다?

    반면 지질학계에서는 한반도는 유라시아 지각판 위에 있어 지진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편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다른 의견이 과거에 제기된 바 있다.

    2003년 독일연방지구물리연구소 인공위성통제센터에서 근무하던 최승찬 박사는 ‘한반도 지하 20㎞ 지점에 동서를 가르는 지각 충돌대가 있을 가능성이 크며, 한반도를 둘러싼 4개의 지각판이 힘의 균형을 이루는 곳이 한반도’라고 주장,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최승찬 박사는 한반도가 유라시아 지각판의 일부로서 새로 생성 중인 아무르판이 북동쪽의 오호츠크판에 의해 시계 방향으로 밀려오고, 남서쪽의 남중국판이 북동 방향으로, 그리고 남동쪽의 필리핀 및 태평양판이 북서쪽으로 이동하고 있고, 또 아무르판 북서쪽이 인도양판에 의해 시계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네 방향의 힘이 한반도를 중앙에 두고 몰리고 있는 형국이라고 주장했다.

    최 박사의 이 같은 주장에 기존 지질학계는 ‘근거가 없지 않느냐’며 강하게 반박했다. 최 박사 등은 ‘지하 20km 아래에 있는 것이라 근거를 쉽게 찾을 수 없다’고 말했지만 기존 지질학계는 이 의견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만약 최 박사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우리나라가 지진에 안전한 것은 유라시아 지각판 가운데 있어서가 아니라 마치 ‘태풍의 눈’과 같은, 지각판 세력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지진이 덜 일어나는 것이 된다. 최 박사는 “이런 지각판 4개가 유지하고 있는 힘의 균형이 깨지면 언제든지 한반도에서도 강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을 했다.

    지진 연구를 위한 조사 거의 안 해

    최 박사는 독일이 2000년 쏘아올린 지구자기장측정위성 ‘챔프’의 측정데이터 등을 근거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반면 우리나라 지질학계는 여건 등의 문제로 지금까지 한반도 단층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질학계는 2007년 평창에서 발생한 지진의 원인이 ‘월정사 단층’ 때문인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것이 ‘추정’인 이유는 정확한 조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 ▲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의 예상 흐름도. 하지만 방사선 세기가 약화된 것은 표시되지 않았다.
    ▲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의 예상 흐름도. 하지만 방사선 세기가 약화된 것은 표시되지 않았다.

    당시 한 지질학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원전 주변 단층 연구는 비교적 잘 돼 있으나 다른 지역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단층 연구는 일제시대나 1960년대 만든 자료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었다.

    당시 그는 “최근 지진 발생이 지각판의 구조나 충돌 지점과 관계없이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는 만큼 한반도에 대한 단층 연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한반도 내 단층에 대한 대규모 연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일본 대지진과 대만 지진, 이어 일어난 미얀마 지진으로 점점 커져가는 국민들의 공포를 해소하고 또 다른 ‘괴담’ 출현을 막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단층 연구를 지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