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조선중앙통신 보도 이후 묘연
  •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지난 2일 남측 국회로 남북간 의원접촉을 제안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밝힌 가운데,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도착하지 않아 편지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국회 사무처와 통일부에 따르면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편지와 관련, 판문점 적십자 채널이나 개성공단관리위원회 등을 통해 북측으로부터 전달받은 편지는 없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측이 공식 채널인 판문점 연락사무소로 편지를 보낼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설 연휴가 지난 7일 현재까지 관련 편지를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만약 북한이 다른 루트로 편지를 전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국 베이징(北京)발 국제우편이나 팩스를 이용해 국회사무처 등으로 직접 보내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방식으로 받은 것도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제껏 남측의 통일운동단체나 대북지원단체에 연하장과 초청장, 선동용 문건 등을 보내는 데 팩스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회담 제의와 같은 공식적인 제안에 대해서는 통지문을 직접 전달하는 방식을 써왔다.

    최근에는 북한 매체가 통지문을 보낸 사실을 보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남측이 통지문을 받은 이후 기사가 나왔기 때문에 편지나 통지문 도착에 앞서 보도부터 나온 이번 사례는 여러모로 이례적이다.

    이와 관련 통일부 관계자는 “최고인민회의의 남북 국회회담 제의 역시 연초부터 계속되는 대화공세의 하나로 보일 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정부로서는 내일(8일) 군사실무회담에서 북한의 태도를 보고 진정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는 의원 접촉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는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대해 “수용 여부는 편지 전문을 보고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2일 “편지는 우리 최고인민회의와 남조선 국회 사이의 의원접촉과 협상을 제의한 데 대해 언급하고, 민족 구성원이라면 오늘의 엄중한 사태를 절대로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